우리나라 온실재배 기술 독일보다 170년 앞서

전순의 지음 산가요록
전순의 지음 산가요록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요리 전문서는 2000년까지만 해도 『수운잡방(需雲雜方)』으로 알려져 왔다. 그런데 2001년 청계천 8가 고서점 폐지 더미 속에서 『산가요록(山家要錄)』이 발견되면서 그 기록은 깨졌다. 폐지와 다름없던 이 책이 『수운잡방』보다 무려 80년이나 앞선 ‘우리나라 최초의 조리서’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이 책의 찬(撰)자인 전순의(全循義)는 궁중에서 사용하는 의약의 공급과 임금이 내리는 의약에 관한 일을 맡아보던 전의감(典醫監)에서 의관을 지낸 인물이다. 당대 보통 중인 계급이 의관을 지낸 것에 비해 전순의는 그보다 낮은 계급이었다. 미천한 출신에도 불구하고 세종 · 문종 · 단종 · 세조에 걸쳐 의관을 지내고 세조 10년에는 정2품 자헌대부(資憲大夫), 즉 오늘날의 장관급 지위까지 이르렀으니 그가 입지전적인 인물임은 틀림없다. [네이버 지식백과] 산가요록 [山家要錄]

전순의찬 산가요록 증거. 캡처
전순의찬 산가요록 증거. 캡처

산가요록은 1450년에 발간된 서적으로 그 내용은, 작물·원예·축산·양잠·식품 등을 총망라한 농서(農書)이면서 술·밥·죽·국·떡·과자·두부 등 229가지의 조리법을 수록한 음식 책이다. 1400년대의 식생활을 방대한 음식의 다양한 조리법으로 한눈에 볼 수 있다. 특히 여기에서 거론코자 하는 동절양채(冬節養菜) 방법 중 온실 재배법은 세계 최초이었으니 지혜를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를 자세히 알아본다.

15세기 중반 생활과학서로 ‘채소 키우기’ 항목에 당시 온실 건축에 관한 기록이 나온다. 세계 최초의 온실로 알려진 독일의 온실이 1619년이라고 하니 독일보다 170여 년이나 앞선 조선의 온실 기술로 한겨울 채소재배법인 것이다. 자랑스럽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지 못한 점이 아쉽다.

동절양채(冬節養菜) 원문

造家大小任意三面築蔽塗紙油之南面皆作箭
窓塗紙油之造突勿令煙生突上積土一尺半許
春菜皆可載植於夕令溫勿使入風氣天極寒則
厚編飛令掩窓日瑗時則撤去日日酒水如露房
內常令溫和有潤氣勿令土白乾又云作(光)於築
外掛釜於壁內朝夕使釜中水氣薰扁房內

이를 번역하면

먼저 적당한 크기로 온실을 짓되, 삼면을 막고 종이를 발라 기름칠한다. 남쪽 면도 살창을 달고 종이를 발라 기름칠한다.

구들을 놓되 연기가 나지 않게 잘 처리하고 온돌 위에 한자 반 높이의 흙을 쌓고 봄 채소를 심는다.

건조한 저녁에는 바람이 들어오지 않게 하되, 날씨가 몹시 추우면 반드시 두꺼운 날개(飛介: 오늘날의 멍석과 같은 농사용 도구)를 덮어 주고 날씨가 풀리면 즉시 철거한다.

날마다 물을 뿌려주어 방안에 항상 이슬이 맺혀 흙이 마르지 않게 한다.

담밖에 솥을 걸고 둥글고 긴 통을 만들어 그 솥과 연결해 아침, 저녁으로 불을 때서 솥의 수증기로 방을 훈훈하게 해 주어야 한다.(출처 : 고농서 국역총서 8 산가요록)

당시 판유리가 없던 시절 우리 조상은 창호지로 쓰이는 한지에 들기름을 먹여서 온실 채광창으로 이용하였다. 기름 먹인 한지는 인장 강도가 비닐보다 세어 빗물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으며 빛 투과율이 높아져 태양 빛을 온실 내로 투과시킨다.

온실 내벽 역시 기름칠한 한지로 도배하여 햇볕이 실내에 골고루 반사되게 만들었으며, 천정을 통해 투과된 복사열은 실내 바닥과 황토 벽체에 흡수되고 장파장의 복사열로 바뀌면서 한지를 통해서는 다시 나가지 못해 온실 내의 온도가 상승하는 온실효과를 볼 수 있다.

현대 온실의 유리 벽체보다 조선 온실의 흙담 벽체가 열의 손실을 막는데 더욱더 효과적이었으며, 눈 오는 날이나 밤에는 보온을 위해 짚으로 만든 차양막(飛介)을 한지 창호 위에 덮었다. 출처 : [교육부 공식 블로그]

세미원 내 석창원에 복원된 조선온실. 캡처
세미원 내 석창원에 복원된 조선온실. 캡처

대한민국의 세계기록 유산은 11가지가 있다. 아시아에서 1위요, 세계 공동 5위이다. 훈민정음, 조선왕조실록, 직지심체요절, 승정원일기, 해인사 대장경판, 조선왕조의궤, 동의보감 등을 들 수 있다.

세계최초 대표적인 발명품으로는 금속활자와 측우기, 자격루, 혼천의 등을 들 수 있으며, 온실 또한 세계 최초 발명이라는 사실 또한 자랑스럽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우리나라의 세계 최초 발명품이 의심할 정도로 무수히 많아지고 있어 어깨를 으쓱하게 한다.

우리 조상들의 지혜 칭송은 물론이려니와 현대인들의 지혜 또한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증명되기에 우리민족의 능력과 지혜에 자긍심을 갖는다.

편집 : 김동호 편집위원, 양성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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