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어는 수심 30m 이내의 연안에 주로 서식한다.

6∼9월에는 만 밖으로 나갔다가 가을이면 다시 만 안으로 들어온다.
남쪽에서 겨울을 나고, 4∼6월에 난류를 타고 북상하여 강 하구에서 알을 낳는다.

전어의 이름을 두고, 1814년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전어의 전은 ‘화살 전(箭)’으로 전어의 생김새가 화살촉 같이 생겼다고 전어(箭魚)라고 기록하였다.

서유구의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에는 “전어는 기름이 많고 맛이 좋아 상인들이 소금에 절여 서울까지 가지고 와서 파는데, 사는 사람들이 돈을 따지지 않고 사기 때문에 전어(錢魚)라고 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전어가 맛이 좋아 잡기만 하면 잘 팔려 돈이 되어 돈 전 자(錢)를 쓰지는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고전번역서인 연행록에는 전어에 관한 기록이 있는데, 비록 토산물이라 할지라도 경주(慶州)의 전어(錢魚) 같은 것은 명주 한 필로 바꾼다는 기록이 있다. 다만 전어의 양을 기록하지 않는 점이 아쉽다.

전어의 또 다른 한자로 ‘온전할 전 자(全)를 쓰기도 한다. 이는 버리는 것이 하나도 없이 다 먹는다고 해서 온전할 전 자를 쓴 것이다.

가을철 대표 별미인 전어는 남해안 및 서해안 곳곳에서 잡히는 고기다. 물고기 이름에 전(錢) 자가 들어간 것은 전어 말고는 없다.

전어
전어

옛날에는 전남의 광양에는 전어 잡이 배가 따로 있을 정도로 많이 잡히고 유명하였던 곳이 광양의 진월면 망덕포구다.

완도에서도 가을밤이면 전어 잡이 배가 아주 많았다.
그물을 놓고선 배에 통나무를 가로로 놓고 방망이처럼 된 나무로 이걸 두드리는데 그냥 마구잡이로 두드린 것이 아니고 리듬에 맞추어 두드리기 때문에 밤이라서 그 소리가 꽤 크게 들려서 전어는 이 소리에 놀라 허둥지둥하다가 그만 그물에 걸리고 만다.
이 소리가 가을밤에 듣는 소리라서 아주 처량하게 들리기도 하고 아름다운 리듬으로 들리기도 한다.

전어를 두고는 맛이 좋아서인지 참 많은 말들이 전해 온다.
•가을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가 돌아온다.
•가을 전어는 며느리 친정 간 사이 문을 잠그고 먹는다. 
며느리 시집살이가 어지간했던 모양이다.

•죽을 결심을 하고 강둑에 오른 사람이 가을 전어 굽는 냄새에 자살을 포기한다.
•가을 전어 머리에는 깨가 서 말(斗)이다.
이 말은 실제로 잘 구워진 전어를 김장김치를 척 걸쳐서 머리째 먹으면 그 맛은 먹어보지 않는 사람은 모른다.

•가을 전어 한 마리가 햅쌀밥 열 그릇 먹는다.
전어 굽는 냄새가 염치를 잊게 할 만큼 사람의 마음을 잡아끄는 계절이 지금이다.
올 들어 아직 전어를 먹어보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바닷가를 찾으면 먹을 수가 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전어 굽는 그 냄새가 우리 사람에게도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세상 어딘가에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있을 것이다.

편집 : 박춘근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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