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이후 일주일 단위로 현장 노동자가 목숨을 빼앗기는 상황을 정리해왔다. 지난 10.17~10.23 기간에 16명이 집으로 퇴근하지 못했다. 11.28~12.04 기간 15명에 이어 이번 12.12~12.18 기간에도 15명이 장례식장으로 퇴근했다. 두 번째로 많은 주간이었다.

사망사고 발생의 하루 중의 분포는 오전 6명, 오후 9명이다. 요일별 분포는 월 5명, 금 4명, 토 3명이고 화, 수, 목은 각각 1명이다. 재해 유형 분포는 떨어짐 4명, 깔림 3명, 끼임 3명, 부딪힘 1명, 기타 4명(화재·폭발 3명, 흡입 1명)이다. 시도별 분포는 광역시 3명(서울 2명, 부산 1명), 광역도 12명(경기, 전남, 경남은 각각 3명, 강원, 경북, 제주는 각각 1명)이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사망사고 속보>와 언론 보도에 나온 사고 상황을 삼가 정리해본다.

지난 13일 오후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화학물질 제조업체 이일산업에서 소방대원들이 폭발로 인한 화재가 발생한 화학물질 저장고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출처: 한겨레,  :2021-12-21.
지난 13일 오후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화학물질 제조업체 이일산업에서 소방대원들이 폭발로 인한 화재가 발생한 화학물질 저장고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출처: 한겨레, :2021-12-21.

12월 13일(월), 13:36분경 전남 여수의 여수국가산업단지 화학물질 제조 사업장(이일산업)에서 탱크 VOC(Volatile Organic Compounds; 휘발성 유기화합물) 배관 플랜지(flange; 관(管)과 관, 관과 다른 기계 부분을 결합할 때 쓰는 부품) 연결작업 중 발생한 화재·폭발로 하청업체 일용직 노동자 3명이 목숨을 빼앗겼다. 19:55분경 서울의 어느 쓰레기 수거현장에서 생활쓰레기 봉투가 통행 차량에 치여 흩어지자 이를 환경미화원이 수거하여 차에 싣던 중 후미의 승용차에 충돌하여 노동자 1명이 목숨을 빼앗겼다. 21:41분경 경기 안산의 어느 제조 사업장에서 블로우성형((Blow Molding) 기계 가동 중 금형과 취출부 사이에 머리가 끼여 노동자 1명이 목숨을 빼앗겼다. 블로우 성형은 쌀알 형태의 플라스틱 원료를 고온에서 가열하여 액체 상태로 주입(Injection), 금형(Molding) 내부에서 풍선을 불(Blow) 듯이 공기를 주입하고 냉각되는 과정을 거쳐 제품을 제작하는 플라스틱 사출 방법이다((주)본시스템즈; bon-systems.com).

플랜지.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플랜지.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12월 14일(화), 12:29분경 경남 양산의 어느 제조현장에서 탱크로리에 화학물질을 주입하다가 상부에서 뚜껑을 열고 내부를 확인하다가 증기 흡입으로 인하여 노동자 1명이 목숨을 빼앗겼다.

12월 15일(수), 08:13분경 경기 화성의 어느 천막 설치공사에서 가설구조물 천막을 설치하다가 7.7m 아래 바닥으로 떨어져 노동자 1명이 목숨을 빼앗겼다.

12월 16일(목), 08:34분경 부산의 어느 도로공사 현장에서 굴삭기로 경계석을 운반하는 중에 굴삭기가 넘어져 노동자 1명이 깔려 목숨을 빼앗겼다.

일용직 노동자 3명이 숨진 폭발 사고가 난 전남 여수 이일산업이 사고 전 작성한 안전작업허가서. 가연성 물질은 모두 제거했다고 기재(굵은 사각선)됐지만 경찰 조사에서는 30% 이상 남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의당 강은미 의원실 제공.  출처: 한겨레,  :2021-12-21.
일용직 노동자 3명이 숨진 폭발 사고가 난 전남 여수 이일산업이 사고 전 작성한 안전작업허가서. 가연성 물질은 모두 제거했다고 기재(굵은 사각선)됐지만 경찰 조사에서는 30% 이상 남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의당 강은미 의원실 제공. 출처: 한겨레, :2021-12-21.

12월 17일(금), 08:20분경 제주에서 교통사고 차량을 견인차로 인양하는 작업에서 보조 체인을 걸려고 차량 하부로 진입하다가 주된 체인이 풀리면서 차량에 깔려 노동자 1명이 목숨을 빼앗겼다. 09:07분경 경남 산청의 어느 벌목작업 중 넘어지는 나무에 깔려 노동자 1명이 목숨을 빼앗겼다. 09:40분경 경기 화성의 어느 공사현장에서 옥외주차장 철근배근의 작업장소로 이동하던 중 수평 철근을 밟고 내려가다 발이 걸려 약 1.4m 밑으로 떨어져 노동자 1명이 목숨을 빼앗겼다. 13:23분경 서울의 어느 초등학교 정문 현수막 보강작업 현장에서 정문 게이트의 구조물 상부에서 현수막 고정작업을 하던 중 약 2.5m 아래로 떨어져 노동자 1명이 목숨을 빼앗겼다.

12월 18일(토), 11:23분경 강원 원주시의 어느 창고 수리 공사 현장 내에서 창고 지붕의 천막을 덧씌우기 위해 천막 상부에 올라가 작업하던 중 낡은 천막이 찢어지는 바람에 노동자 1명이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14:52분경 경남 양산시의 어느 물류센터 공장 내에서 트레일러가 운행 중에 이동 통행로 측면에 놓인 트레일러 새시(후미 부분)와 충돌하여 새시가 뒤로 밀리면서 1t 트럭의 사이에 노동자 1명이 끼여 목숨을 빼앗겼다. 15:33분경  경북 구미시의 어느 건설 폐기물 처리업 공장 내에서 폐콘크리트를 1차 파쇄 후 섞여 있는 비닐 등을 선별하다가 컨베이어 끝 구동축에 끼인 이물질을 제거하던 중 노동자 1명이 끼여 목숨을 빼앗겼다.

장례식장으로 퇴근한 노동자! 목숨 빼앗긴 현장 노동자의 명복을 삼가 빈다. 별이 져도, 꽃이 져도 잊지 않으리!

대한민국 103년 12월 23일

편집: 형광석 객원편집위원

형광석 객원편집위원  f61255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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