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월 보시게!

탄월, 잘 쉬셨지?
그쪽에 비 많이 왔다 하던데....

사진 2장 올렸네. 하난, 사찰 들어가는 입구 돌다리(구름다리) 위에 세워진 우화각(羽化閣)의 '松廣寺' 현판이고, 다른 하난, 개울 위에 세운 '枕溪樓'일세.

여기 '枕溪'란 "계곡을 베개 삼아 눕는다"라는 뜻으로 "물이 철철 넘쳐흐르는 계곡과 계곡이 이어진다"라는 뜻의 '碧澗'과 함께 옛 선비들이 유유자적하며 즐긴다는 의미로 가장 즐겨 썼던 단어일세. 주로 정자, 누각, 재실 등의 이름에 많이 쓰였네.

예컨대, 枕溪樓, 枕溪堂, 枕溪齋 등이 그것일세.

서양의 분수문화(噴水文化)와는 달리 우리나라의 이러한 독특한 유수문화(流水文化)는 일찍이 중국의 노장사상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생각되네.

한데, 여기 사찰 누각에서도 이 '枕溪'를 사용한 '枕溪樓'를 보니 당시 고려 중기엔 儒. 佛. 道 삼교 사상이 원융(圓融)했던 것으로 사료 되네.

탄월, 그날 자네 '大雄寶殿' 앞에서 찍은 사진은 와서 보니 안 나왔네. ㅉㅉㅉ

'대웅전'과 '대웅보전'이 어떻게 다르냐? 했지. 다 같이 석가모니 부처님을 주불(가운데)로 모시고, 좌. 우에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을 협시불로 모신 것은 똑 같네. 그러면 왜 어딘 그냥 '大雄殿'이라 하고, 어딘 '寶'자를 넣어 '大雄寶殿'이라 했을까?

나의 생각으로는 송광사와 같은 삼보(三寶) 대사찰엔 '寶'를 넣어 '大雄寶殿', 일반 사찰엔 그냥 '大雄殿'이라 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네.

탄월, 돌아와 누군가에게 "송광사 다녀왔다"했더니, "그래, 무얼 보고 왔나?"하더군.

그래서 내가 "첩첩산중 푸른 소나무위로 두둥실 떠다니는 구름만 보고 왔다"했네. 그랬더니 그 친구 내게 "허허~ 한송, 부처님 친견하고 오셨군!"하더군.

ㅎㅎㅎ~~~

탄월, 우린 그날 부처님 친견하고 온 걸세! 소나무 위에 흰 구름, 그 흰 구름이 바로 부처님이셨고, 침계루 앞 개울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가 바로 부처님의 법문이었네.

澗水冷冷說般若!

탄월, 오늘 저녁에 부인과 함께 침계루 앞 법문 들으시게.

물소리, 바람소리, 그리고 새소리리!

2022. 7.2

김포 여안당에서 한송이 한탄강변 침계당 탄월에게

정우열 주주  jwy-hans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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