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꽁치

어류 가운데 학(鶴)자가 들어간 물고기는 학꽁치가 유일하다.

학꽁치는 가늘고 몸이 길다. 등은 연한 갈색을 띠고 있으며 가슴 지느러미에서 꼬리 지느러미로 연결되는 푸른색 테두리 띠 경계 아랫부분은 은백색이다. 채색에서 풍기는 은은함과 단정한 몸매 외에도 길게 뻗은 아래턱은 학의 부리를 연상시킨다. 그래서 단정하고 고결하여 숭배 받아온 길조인 '학'鶴자를 쓰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김려는 <우해이어보>에서 학꽁치 주둥이가 코끼리처럼 생겼다고 상비어(象鼻魚)라 하였다. 이를 곤치(昆雉)라고도 부른다.

1814년 정약전(丁若銓)의 자산어보(玆山魚譜)에서는 학꽁치를 침어(針魚)라 하고 속명을 공치어(孔峙魚)라 하였다.

1820년 서유구(徐有矩?)의 난호어목지(蘭湖漁牧志)에서도 학꽁치를 중국식 명칭인 침어(針魚)로 기록하고 한글로는 공지라 하였다.

학꽁치
학꽁치

1871년 이유원(李裕元)의 임하필기(林下筆記) 32권에서는 ' 입에 바늘이 있는데 몸길이의 반에 가깝고, 밤에 물 위에 떠올라와 놀므로 강촌 사람들이 작은 배를 타고 송진에 불을 밝혀 그물로 잡는다. 시속에서는 ‘공지(孔之)’라고 부르는데 내가 침어(針魚)라고 명명하였다' 고 기록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강공어(姜公魚)라 부르기도 한다. 이는 중국 주나라 강태공이 학꽁치 아래턱에 있는 곧은 뼈를 낚시 바늘 삼아 낚시를 즐겼다는 데서 유래하였다. 강태공이 곧은 낚시 바늘을 사용한 것은 고기를 잡기 위한 것이 아닌 세월을 낚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서유구의 난호어목지에서도 강태공조침어(姜太公釣針魚)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 밖에도 정어(釘魚), 홍시(魟鰣), 공어(公魚,貢魚), 공미리, 세어(細魚), 추광어(秋光魚), 침구어(針口魚), 침취어(針嘴魚), 추도어(秋刀魚), 청칼치(靑刀魚), 교화공치(蕎花魟鰣) 등 여러 명칭으로 기록하고 있다.

우해이어보(牛海異漁譜)는 김려가 진해에서 귀양살이하며 쓴 것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어보다. 정약전의 자산어보보다 11년 빠르다.

      아래 시는 우해이어보에 실려 있는 글이다.

포구 위 어선에 주룩주룩 비 내리고

솜대는 앙상하게 돌 해안 막고 있지

삿갓 쓴 노인 낚시가 잘되었는지

교화공치를 어깨에 짊어지고 돌아가네.

★ 꽁치는 비를 좋아해 가을비 오면 떼 지어 물 위로 떠오르는 습성이 있다. 그래서 비오는 날 삿갓 쓰고 낚시하는 광경을 글로 써본 것같다.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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