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수지천 천변길 산책 중에 도로변에 태극기가 게양된 것을 보고서야 '아참, 오늘이 717일 제헌절이구나, 집에 가서 태극기 달아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파트 뒤편 베란다에 태극기를 게양 후에 '제헌절'의 참뜻을 되새겨 보고, 잘 모르고 있던 헌법에 관한 지식을 이참에 확실히 알아보려는 의미에서 이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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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헌절(制憲節) : 한자어 그대로 헌법을 만든 날(~절기)이란 뜻이다.
(참고 : 아래의 글은 [다음백과][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 발췌한 것임)

 

1. 제헌절의 유래
1948717일 대한민국 헌법이 공포되었는데, 정부는 헌법정신을 해마다 되살리고 헌법이 공포된 날을 기리기 위해 717일을 국경일로 정하고, 제헌절이라 했다. 제헌절은 제정 이후 공휴일에 포함되었으나, 2003년부터 주540시간 근무제가 확대 시행되면서 휴일이 많아지자 기업의 생산성 저하를 방지하기 위해 2008년부터 공휴일에서 제외되었다.

2. 대한민국 제헌 헌법 전문(前文)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들 대한민국은 기미 3·1운동으로 대한민국을 건립하여 세계에 선포한 위대한 독립 정신을 계승하여 이제 민주 독립 국가를 재건함에 있어서 정의 · 인도와 동포애로써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하며 모든 사회적 폐습을 타파하고 민주주의 제제도를 수립하여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케 하며 각인의 책임과 의무를 완수케 하여 안으로는 국민 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 밖으로는 항구적인 국제 평화의 유지에 노력하여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정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결의하고 우리들의 정당 또 자유로이 선거된 대표로써 구성된 국회에서 단기 4281712일 이 헌법을 제정한다.

3. 헌법 제정과 공포(公布)의 개요
(일제 식민통치에서) 해방 이후 남한에서 처음으로 총선거가 실시된 것은 1948510일이다. 이는 미국측이 제안한 남한 지역에 한한 총선거를 실시하라.”는 안건이 유엔 소총회에서 압도적으로 가결된 지 90일 만의 일이다. 총선거는 남북 협상 세력과 좌익이 불참하고, 항쟁 와중에 있던 북제주의 2개 구를 제외한 남한 전역에서 실시된다. 이로써 남한에서는 미국과 단독 정부 수립 세력의 주도로 정치 일정이 잡힌다.
개원 국회는 초대 국회 의장으로 이승만을 선출하고 곧 헌법의 기초에 착수한다. 제헌 국회는 헌법 초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이승만에 의해 미국식 순수 대통령 중심제와 다른, 영국과 프랑스식 의원 내각제 요소를 절충한 권력 구조를 택하게 된다.
전문과 10103조로 구성된 헌법안은 712일 국회 제28차 본회의에서 만장 일치로 가결된다. 대한민국 헌법은 국회 의장 서명에 이어 717일 공포된다.

4. 제헌 헌법의 요약 :
국가통치체제의 기초를 정하는 최고의 근본법으로서의 헌법과 그 기초 위에 서는 통상법(通常法)을 구별하는 것은 그리스의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이래로 행하여진 일이다.
그렇지만 근세에 이르러 정치상의 자유주의의 욕구로 군주의 전제권력에 대하여 제한을 가하려는 요구가 강하여짐에 따라 이 구별은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그러한 근본법 특히 자유주의·민주주의를 기본원리로 하는 국가의 근본법을 헌법이라고 부르는 관습이 발생하였다.
그래서 헌법의 개념은 다음의 셋으로 구별되는 것이 보통이다.
고유의미의 헌법국가의 근본법으로서의 헌법을 말하는데 이런 의미에서의 헌법은 국가가 있는 이상 반드시 있는 것이며, 이런 의미에서의 헌법을 가지지 않는 국가는 국가가 아니고 무정부이다.

입헌주의적 의미의 헌법이 의미에서의 헌법의 개념은 자유민주주의를 기본원리로 하는 입헌정체(立憲政體)를 채택하는 국가의 근본법만을 지칭하는 것이며, 이 의미에서는 모든 국가가 헌법을 가지는 것은 아니고 국가는 헌법을 가지는 국가’, 즉 입헌정체의 국가와 헌법을 가지지 않은 국가’, 즉 비민주적인 비입헌정체의 국가로 구분된다.
입헌주의적 의미의 헌법은 첫째로 국민의 자유보장을 위한 기본권의 규정, 둘째로 권력분립에 관한 규정을 가지는 데 특색이 있고, 또 특수한 예외를 제외하고 대개가 성문헌법이다. 이 의미의 헌법의 개념은 근대의 입헌국가의 성립과 더불어 발생하였으므로 근대적 의미의 헌법이라고도 한다.

형식적 의미의 헌법고유의미의 헌법 또는 입헌주의적 의미의 헌법에 속하는 법규범의 전부 또는 일부가 성문법의 형식, 즉 성문헌법의 형식을 취하고 그 위에 그 성문헌법이 다른 성문법, 특히 국회가 제정하는 법률과 구별되는 특수한 성문법 형식을 취할 때 이것을 형식적 의미의 헌법이라고 한다.
우리의 대한민국 헌법이 그 좋은 예이다. 형식적 의미의 헌법의 주요한 내용은 실질적으로 국가의 근본법을 의미하는 실질적 의미의 헌법에 속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양자가 전적으로 범위를 같이하는 것은 아니다.
위에서 본 세 가지의 어느 의미에서도 헌법은 국가의 근본법이며 최고법(最高法)이기 때문에, 법률·명령·규칙 등 모든 국법은 직접·간접으로 헌법의 수권(授權)에 의하여 제정되고 헌법에 최종적인 타당 근거를 두며 헌법에 의한 제한을 받고 있다. 그러므로 헌법에 위반되는 법률·명령·규칙 등은 위헌심사에 의하여 그 효력이 부인되는 것이 통례이다.
우리 나라의 성문헌법이며 형식적 의미의 헌법인 대한민국헌법1948712일에 제정, 그달 17일에 공포되고, 195277일 제1차 개정, 19541129일 제2차 개정, 1960615일 제3차 개정, 19601129일 제4차 개정, 19621226일 제5차 개정, 19691021일 제6차 개정, 19721227일 제7차 개정, 19801027일 제8차 개정, 19871027일 제9차 개정을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다.

우리 헌법은 자유민주주의를 기본 원리로 하는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로서의 입헌주의, 그 중에서도 대중민주주의와 복지국가주의를 특징으로 하는 현대적 입헌주의를 그 기본질서로 삼고 있다.
입헌주의 :
첫째, 헌법은 국민주권의 원리 내지 국민자치의 사상에서 국민주권의 원리를 선언하는 동시에 국민의 참정권을 보장하고 있다. , 대통령선거권·국회의원선거권·지방의회의원선거권·공무원선거권·공무담임권을 규정하고 있으며, 직접민주정치의 방법으로 헌법개정에 대한 국민표결제와 대통령이 부의한 중요 정책에 대한 국민표결제를 채택8하고, 소급입법에 의한 제한도 받지 않도록 보장하였다.

둘째, 삼권분립주의를 채택하여 입법·행정·사법의 삼권을 분립시켜 이를 국회·정부·법원에 분속시키고 삼권의 견제·균형의 상호작용을 마련하고 있다.

셋째, 헌법은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기 위하여 법치주의를 채택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다음, 헌법에 열거되지 않은 이유로 국민의 자유와 권리가 경시되지 않는다고 선언하였다.
그리고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에 의하여서만 제한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 위에 그 제한은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할 수 없게 하고 있는데, 본질적 내용의 침해란 제한의 필요와 정도가 비례(比例)의 원칙에 심하게 어긋나서 그 자유나 권리를 인정한 보람을 느낄 수 없게 된 것을 말한다.
넷째, 헌법은 국민의 평등을 보장하며,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 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전문),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불합리한 차별을 받지 않으며, 사회적 특수계급제도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선언하고 있다.

현대적 입헌주의 :
첫째, 헌법은 재산이 없는 국민에게도 선거권을 비롯한 참정권을 부여하는 대중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는데, 이것은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선거에서의 보통·평등 선거제에 가장 명백하게 나타나고 있다.

둘째, 헌법은 복지국가주의에 서서, 먼저 전문에서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의 모든 국민의 기회균등의 보장을 선언한 다음, 특히 경제조항(9)에서 우리 나라 경제질서의 목적이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유지 및 경제의 민주화에 있음을 명백히 하였다.
이를 위하여 필요한 범위 안에서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고 선언함으로써 극단적인 개인주의, 자유방임주의에 선 초기 자본주의의 폐단과 모순의 제거를 기하고 있다.
국민의 권리·의무에 관하여서도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함을 원칙으로 하되, 소극적인 질서유지뿐 아니라 적극적인 공공복리의 향상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할 수 있음을 규정하고, 재산권의 행사에 있어서 공공복리를 위한 의무화를 규정하며(23조 제2), 나아가 사회적 약자를 위한 생존권적 기본권을 보장하는 동시에 교육의 의무, 근로의 의무와 같은 공공복리를 위한 현대적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평화주의:
헌법은 국가 내외에 걸쳐 평화주의를 그 기본원리의 하나로 하고 있다.
첫째, 헌법은 대내적으로 평화통일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것은 한반도에 6·25전쟁과 같은 동족상잔의 비극의 재발을 막기 위한 남북대화를 전제로 한 것이며, 이에 관한 헌법의 조항으로서는 전문, 대통령의 의무, 대통령의 취임선서 등에 관한 것도 들 수 있다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평화적 통일정책의 수립 및 추진을 규정하는 제4조와 제92조의 민주평화통일정책자문회의에 관한 것이다.

 

다음으로 헌법은 대외적으로는 국제평화주의를 채택하여 전문에서 항구적인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할 것을 선언한 다음 제5조 제1항에서 대한민국은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전쟁을 부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한민국헌법은 단일법전인 성문헌법이며 형식적 의미의 헌법이다. 구성은 전문·10·부칙으로 되어 있다.
헌법의 제정·개정의 유래와 이념 및 목적을 규정한 전문, 1장 총강, 2장 국민의 권리와 의무, 3장 국회, 4장 정부, 5장 법원, 6장 헌법재판소, 7장 선거관리, 8장 지방자치, 9장 경제, 10장 헌법개정 및 부칙 6개조가 이것이다.
전문에서는 헌법의 목적 내지 이념으로서 민족단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로서의 입헌주의의 확립, 복지국가의 구현, 국제평화주의 등을 선언한 다음 헌법의 제정·개정의 연혁을 기술하고 있다.

1총강에서는 국가형태, 국민 및 재외국민의 보호, 영토, 통일의 지향과 평화적 통일정책의 수립 및 추진, 국제평화주의와 국군의 사명, 국제법의 국내법적 효력과 외국인의 지위, 공무원, 정당, 전통문화의 계승·발전과 민족문화의 창달 등을 규정하고 있다.
2국민의 권리와 의무에서는 국민의 권리와 의무의 기본 원리인 동시 자유민주국가의 최고구성원리인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의 존중 및 이를 위한 기본적 인권의 보장을 규정한 다음, 평등권·자유권·참정권·수익권·생존권의 순으로 기본권을 규정하고, 국민의 의무로 납세·국방·교육·근로의 의무 등을 규정한다.
3국회에서는 입법부인 국회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4정부에서는 제1절 대통령에서 행정부 수반이며 국가원수인 대통령에 관하여 규정한 다음, 2절 행정부에서 국무총리와 국무위원을 규정하고 이어 정책최고심의기관인 국무회의와 중앙집행기관인 행정 각 부를 규정한 뒤 감사원에 관한 규정을 두었다.
5장에서는 사법부인 법원을,
6장에서는 법률위헌심사권·탄핵심판권·정당해산결정권, 국가기관상호간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간 및 지방자치단체상호간의 권한쟁의에 관한 심판권 및 법률이 정하는 헌법소원(憲法訴願)의 심판권을 가지는 헌법재판소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다.
7장에서는 선거의 공정과 정당사무의 처리를 위한 선거관리위원회 및 선거관리를,
8장에서는 민주정치의 훈련장이라 불리는 지방자치를,
9장에서는 현대복지국가의 수정자본주의에 관한 경제조항을,
10장에서는 헌법개정을, 부칙 6개 조에서는 경과규정을 각각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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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각
위와같은 우리나라 최초의 헌법의 개요를 대충 살펴보니, 왜  굳이 제헌절을 국경일로 지정하여 태극기 게양으로 그 뜻을 기리는지 이해가 될 것 같다.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아쉬운 것은, 초중고 12년 동안 학교에 다니면서 헌법에 대해 거의 교육을 받지못했다는 사실이다. 그 정도로 1960년대 초부터 1990년대 초,중반까지는 군사문화의 지배를 받던 시절이었고,  이후 문민정부가 들어서도 헌법 자체에 대한 각별한 지식을 얻을 기회가 전무한다시피 한 시절이 아니었나 싶다.
비록 제헌절이 경제논리를 앞세워 5대 국경일 중에서 유일하게 공휴일에서는 제외되었지만, 제헌절의 참뜻과 헌법 내용의 상세한 설명을 한겨레신문에서나마 (다만 1쪽이라도) 할애하여 독자들에게  소개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허익배 객원편집위원  21hi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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