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代)물림

대물림의 사전적 의미는 명사로 사물이나 가업 따위를 후대의 자손에게 남겨주어 자손이 그것을 이어 나감. 또는 그런 물건. 그러나 그 속에는 정신도 대물림 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는 너무나도 가난했으니까 가난의 대물림을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으려고 바둥거리고 애를 쓰면서 살아왔다.

요즘 KBS에는 노포(老鋪)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이 있다.

사전에서는 노포를 명사로 대대로 물려내려 오는 점포(店鋪)라고 정의하고 있다.

꼭 한자를 쓰고 싶었으면 노포를 고포(古鋪)라고 했었으면 어떠했을까?

분명 이러한 점포들은 지금까지 유지되어 온 비법도 대물림이 되었을 것이다. 어쩜 그것 때문에 오래도록 그 맥이 이어져 왔을 것이다.

우리는 자식들은 가르치지 않아도 부모를 그대로 배운다는 말을 아주 쉽게 한다.

그러한 것들을 알면서도 자식이 좋은 것을 배우게 해야 할 것인데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활과 화살 만드는 사람의 마음이 다르다는 말이 있다.

활을 만드는 사람은 본인이 만든 활이 '활시위를 당겼을 때 화살이 목적지까지 가지 못하면 어떻하나'라고 생각하면서 만든다고 한다.

반면에 화살을 만드는 사람은 '내가 만든 화살이 사람을 죽이지 못하면 어떻하나'라고 생각하면서 만든다고 한다.

그런데도 우리의 현실은 화살을 만들고, 그것을 후대도 배우게 하고, 그런 언행을 서슴지 않는 사람들이 아주 많은 것 같다.

그것도 힘깨나 쓴다는 사람들의 무리가 많은 것 같아 참으로 씁쓸하다.

그런 사람들의 자식들도 부모를 그대로 배워서 똑같은 행동을 한다면 이 나라의 장래는 어찌 될까?

부모로서 그런 생각은 하지 않고, 알면서도 그러한 것이 대물림되게 하는 사람들은 오직 자기 과시와 사리만을 생각하고 그렇게 하는 것일까?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말 중 아들이 잘못하면 제 아비 닮아서, 딸이 잘못하면 제 어미 닮아서 라고 한다.

내가 아는 지인 중 70세에 세상을 떠난 사람이 있었는데, 우리는 입에 붙은 말일지라도 아직 갈 나이가 아닌데 라고 말을 한다.

그런데 그분이 세상을 떠났다는 말이 나오는 순간, 세상 그까짓 것 살라고 그리했던가 라고 말을 하는 것을 듣는 순간 아 세상 잘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때렸다.

표현이 좋지는 않지만 잘 죽었다는 말로 들렸다.

왜 우리 인간들은 이러한 사실들을 알면서도 바르지 못한 일들을 하는지 그 심리를 모르겠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속담을 생각하면서 제발 바른 일이 아니면 하지를 말고, 남의 가슴에 대 못을 박는 일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마도 그런 사람들은 자기 잘못을 감추기 위해 남의 잘못만 들추어내어 소리 지르면서 너희들은 바보야 라고 생각하지는 않는지, 그것들을 측정하는 기계는 나오지 않을까?

옛날 관리들은 유배되거나 죽임을 당하면서도 할 말을 했는데 요즘 관리들은 잘못되어 가고 있어도 자기만의 방어 울타리를 치고 그 안에 앉아서 국가는 안중에도 없고 나만이란 생각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초심으로 돌아간다고 말하는 꾼들을 보면서 그럼 지금의 마음은 어떠냐고 묻고 싶다. 현재는 좋지 않은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세상의 흐름을 보니 이대로 있다간 되지 않을 것 같다는 판단으로 초심으로 돌아간다고 말하는 것으로 해석이 된다.

그러나 그 마음은 순간적으로 변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사람의 말이 옳고 좋다고 순간의 이익을 위해 동조하는 불쌍한 사람들, 한숨이 절로 나온다.

제발 좋은 것만 자식에게 대물림했으면 참 좋겠다.

편집 : 김동호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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