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고기(鼠魚)

쥐치는 <우해이어보(牛海異魚譜)>와 <난호어목지(蘭湖漁牧志)>에는 서어(鼠魚)로 소개하고 서유구가 1820년경에 쓴 어류박물지<전어지(佃漁志)>에도 쥐치는 ‘서어(鼠魚)’로 나온다. 

쥐치는 우리 민족이 오래전부터 식용한 식재료라 볼 수 있을 것 같다. 쥐치는 돌출된 주둥이에 넓적하고 끝이 뾰족한 이빨이 쥐를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쥐치가 물 밖으로 나오면 쥐처럼 찍찍하고 소리를 내어 쥐고기라 부른다.
쥐치를  서어(鼠魚)라고 함은 낚시 미끼를 잘 물지만 입이 작아서 삼키지 못하고 옆에서 갉아먹는 것이 쥐와 같다고 <우해이어보>는 설명하고 있다.

쥐치는 복어목 쥐치과의 물고기로 복어와 생태, 습성이 비슷한 물고기다. 몸은 마름모꼴에 가깝고 누런 빛 또는 회갈색 바탕에 암갈색 반점이 많다. 비교적 따뜻한 물을 좋아해서 남해의 해역이나 제주도 근해의 쿠로시오 난류의 영향을 많이 받는 해역에 서식한다고 한다.

쥐고기
쥐고기

평소에는 등과 배, 꼬리지느러미를 활짝 펴서 살랑살랑 흔들며 천천히 전진과 후진을 반복하며 움직이지만 먹이를 잡을 때는 행동이 빨라진다. 수컷의 경우 등지느러미 2번째 연조(지느러미를 이룬 연한 뼈)가 실처럼 길게 뻗어 있다. 이것으로 암수 구별을 한다.

쥐치 과의 물고기는 바다 속 중간 층에서 살아가는 다른 물고기에 비해 체구가 작음에도 불구하고 행동이 느리다그래서 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맛이 없어 보이는 거친 껍질과 등과 배지느러미의 가시로 자신을 지킨다.

영어권에서는 쥐치가 마치 줄칼이나 가죽처럼 꺼칠꺼칠한 껍질을 가졌다하여 '파일 피시 또는 '레더 재킷'이라 부른다.

쥐치는 경골 어류임에도 불구하고 뼈가 연해 뼈째 썰기를 했을 때의 회 맛이 일품이다또한 쥐치는 껍질이 손쉽게 벗겨지므로 요리하기도 무척 편하다무더운 여름에는 시원한 쥐치 물 회도 그만이다쥐치 껍질은 수세미로 비늘을 긁어내고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먹으면 돌돔 껍질에 비견될 정도로 별미다.

쥐치의 간은 홍어의 간과 마찬가지로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한 여름 밥맛이 없을 때 쥐포를 살짝 구워 고추장에 찍어 식은 밥과 먹으면 그 맛이 아주 좋다.

쥐치는 바다 불청객인 독성 해파리의 천적으로 알려져 있다쥐치의 맛이 담백하면서 비린내가 덜한 이유를 먹이와 결부시키는데 쥐치가 해파리를 즐겨 먹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편집 :양성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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