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간(07.24~07.30), 노동자 8명이 집으로 퇴근하지 못했다. 사고 발생의 하루 중 분포는 오전 4명, 오후 4명이다. 요일별 분포는 월 1명, 화 2명, 목 1명, 금 1명, 토 3명이다. 재해 유형 분포는 떨어짐 2명, 부딪힘 1명, 물체에 맞음 3명, 기타(뇌출혈, 녹물 제거제 음용)이다. 시도별 분포는 광역시 1명(서울), 광역도 7명(경기 5명, 충북과 제주는 각각 1명)이다. 연령이 알려진 노동자는 1명으로 50대이다.

삼가는 마음으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사망사고 속보>와 언론 보도에 나온 사고 상황을 정리해본다.

7월 25일(월), 15:00경 경기 부천의 어느 고등학교 체육관 공사현장에서 50대 일용직 노동자 1명이 3층의 강관비계 작업발판에서 최상단 내벽에 흡음재 부착 작업 중 몸의 중심을 잃고 실족하여 벽 높이 약 6.8m 아래의 2층으로 떨어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목숨을 빼앗겼다.

강관비계 해체 작업 중 떨어짐.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2019-09-24.
강관비계 해체 작업 중 떨어짐.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2019-09-24.

7월 26일(화), 07:20경 제주의 어떤 사업장에서 노동자 1명이 전갱이잡이 그물을 걷어 올리는 작업 중 양망기(揚網機) 롤러 고정핀이 파단되면서 튕겨 나온 죔줄(와이어로프)에 맞아 목숨을 빼앗겼다. 전갱이는 전갱잇과의 바닷물고기다. 양망기는 그물을 걷어 올리는 기계다. 19:16경 경기 안산의 어느 제조업 사업장에서 노동자 1명이 제품 적재기에 끼인 제품을 제거하던 중 움직이는 NC보링기(NC Boring Machine)의 측면부에 부딪혀 목숨을 빼앗겼다.

7월 28일(목), 14:19경 경기 시흥시 능곡동의 어느 단독주택 신축공사 현장에서 이동식 크레인으로 인양 중인 톤백(ton bag) 마대(자갈, 모래 약 1톤)의 줄이 끊어지면서 아래에서 미니 굴착기를 운전하던 노동자 1명이 머리를 맞아 병원 이송 후 목숨을 빼앗겼다.

3줄 매달기의 보기, 체인 슬링 사용 점검 등에 관한 기술지침.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2020-12-15.
3줄 매달기의 보기, 체인 슬링 사용 점검 등에 관한 기술지침.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2020-12-15.

7월 29일(금), 13:22경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동의 어느 건물 신축 공사현장 내에서 노동자 1명이 기계실의 덕트 작업을 하려고 고소 작업대에 올라간 상태로 고소 작업대를 지게차에 싣고 천장의 인양 고리에 로프와 고소 작업대의 체인블록을 연결한 후, 고소 작업대를 내리던 중 로프가 끊어지면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로프가 끊어져 목숨을 잃는 노동자가 적지 않도다. 로프 상태를 점검하지도 않는단 말인가. 이 사고는 발생한 지 5일이 지나 8월 3일 <사망사고 속보>로 올라왔다.

7월 30일(토), 09:41경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의 어느 사업장 내에서 노동자 1명이 작업 중 식수로 오인하고 일반 생수통에 든 녹물 제거제를 마시고 병원 치료 중 목숨을 빼앗겼다. 일반 생수통에 녹물 제거제를 담다니, 참으로 어이없고 참담한 일이로다. 이 사고는 발생한 지 4일이 지나 8월 3일 <사망사고 속보>로 올라왔다. 11:02경 충북 영동군 영동읍의 어느 도로 건설공사 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종암거 내벽 거푸집조립 중 전도되는 거푸집에 목 부위를 맞아 목숨을 빼앗겼다(추정).

서울아산병원 30위, 2022년 세계 최고 병원(World's Best Hospitals 2022).  출처: www.newsweek.com/worlds-best-hospitals-2022
서울아산병원 30위, 2022년 세계 최고 병원(World's Best Hospitals 2022). 출처: www.newsweek.com/worlds-best-hospitals-2022
서울아산병원 1위, 한국의 2022년 세계 최고 병원. 출처: www.newsweek.com/worlds-best-hospitals-2022/south-korea
서울아산병원 1위, 한국의 2022년 세계 최고 병원. 출처: www.newsweek.com/worlds-best-hospitals-2022/south-korea

서울아산병원은 세계 최고 병원이요 한국에서 1등인 병원이라는데, 그 명성과 평가를 믿어야 하나요? 그 병원은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선정한 ‘2022년 세계 최고 병원(World’s Best Hospitals 2022)’ 250곳 중에서 30위이고, 우리나라 병원 중에서는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www.newsweek.com. www.docdocdoc.co.kr, 2022.3.12.). 그런 병원에서 정말로 믿기 어려운 사고가 일어났다. KBS가 보도하길(2022.8.2.), 근무 중 뇌출혈로 지난 24일 오전 쓰러진 서울아산병원의 어느 책임 간호사는 서울대 병원에 일주일간 입원했다가 30일 목숨을 빼앗겼다. 이 사건은 31일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통해 알려졌다. 목숨을 빼앗긴 간호사는 24일 오전 근무 중에 극심한 두통을 느껴 찾아간 이 병원 응급실에서 뇌출혈 진단을 받고 바로 색전술(塞栓術; embolization)을 받았으나 출혈이 잡히지 않았다. 서울아산병원은 뇌출혈 관련 수술을 시행할 신경외과 전문의들이 휴가 등으로 자리를 비워 복귀하지 못하자 긴급 수술을 할 만한 병원을 찾다 서울대학교병원으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서울아산병원에 대한 뉴스위크의 평가와 선정이 상식에 부합하는지 모르겠다.

장례식장으로 퇴근한 노동자! 목숨 빼앗긴 현장 노동자의 명복을 삼가 빈다. 별이 져도, 꽃이 져도 어찌 잊으랴!

대한민국 104년 8월 6일

*이 글은 우선 <호남노사일보>(2022.8.4.)에 실렸는데요, 뒤늦게 올라온 <사망사고 속보>를 반영하여 수정한 글입니다.

원문 보기:

http://www.honamnosailbo.com/bbs/board.php?bo_table=news&wr_id=15885

편집 : 형광석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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