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른 생각들로 순서도 정오(正誤)도 없다. 오호(惡好)와 시비(是非)를 논할 수는 있지만 대상은 아니다. 중복도 있으므로 고려하시면 좋겠다. 여러 차에 걸쳐 싣는다.

 

256.

말과 글로 부끄러운 자신을 덮고

몸과 마음의 욕망을 선으로 위장하고

한 뼘 한 촉의 善行과 正行도 안 한 채

仁慈한 허울로 면상을 가리고 살아온

지난 세월을 고백하고 참회한다.

무엇으로 그를 씻을 수 있겠는가?

전적으로 그렇지는 않지만 일부는 맞네

누가 그리 살라 했나 내가 그리 산거지

이제 와 먼 소리야 달게 받아도 싸다.

새벽이 오고 태양이 솟는다. 기지개 펴고 기상하니 개천이 나를 맞는다.
새벽이 오고 태양이 솟는다. 기지개 펴고 기상하니 개천이 나를 맞는다.

 

257.

야비하고 비루하게 권력을 쫒고

더럽고 치사하게 부를 추구하고

치졸하고 치사하게 명예를 얻고자 했고

협애한 단편지식을 다 아는 양 뽐내며

이성의 거름망도 없이 속속 받아들이면서

부끄럼 없이 살아온 지난날들이 망연하다.

그렇게 살아왔건만 지금 이 꼴은 또 뭔가?

권부는 어디 갔고 청백은 어디 있는가?

불쌍하고 초라한 꼬락서니 보기도 민망하다.

어쩔 거야 달게 받아야지 내 업보인걸.

 

258.

가난하지만 우아하게

모자라지만 품격 있게

풍족치 않아도 폼 나게

외형이 후져도 당당하게

뱃속을 비워 몸이 편하고

마음을 비워 삶이 가볍게

그런 自耕自作自足한 삶을

어찌 살지 못했단 말인가?

다 나의 탓이로다.

이제라도 그렇게 살든지

그리 못하면 계속 그리 살다 갈 수밖에

에구~ 참 안쓰럽도다!

 

259.

적게 벌었으면 적게 써야지

적게 벌고 많이 쓰고자 하면

도대체 어쩌잔 말인가?

삶은 무너지고 사람도 쓰러질 텐데

알고 깨우쳤으면 고쳐 살고

못 고치면 그리 살다 가야지

어찌 하겠는가?

 

아무리 뛰어났다 해도

통념상 평균 넘게 취했다면

속이고 강탈했음이 분명하지

한 사람의 능력이야 대동소이

죽기 전에 깨닫고 돌려주어야

만약 반환치 않고 그냥 가면

저승에 가서라도 처벌 받을걸

인과응보는 이승저승이 없어

 

가졌다고 과시말기를

지가 얼마나 가졌겠느냐?

안다고 나대지 말기를

지가 얼마나 알겠느냐?

공헌했다 뽐내지 말기를

지 혼자 다 했겠는가?

인정받고자 기대말기를

지는 남을 인정했는가?

하지만 세상은 그렇고 그렇지

깜냥대로 살다 가는 수밖에

 

물질로 몸단장보다

정신으로 심신을 단장하자.

물질을 그냥 두면 썩듯이

심신도 그냥 두면 썩는다.

물질과 심신은 써야 한다.

내 놔야 쓸 수 있지 않나

니도 좀 내 놔 봐라

언제 쓸래 곧 갈 텐데

 

물건에 구속되면

자신이 물건 되고

물건으로 포장하면

자신은 없어진다.

물건으로 나타내면

물건보다 못해지고

물질로 가치 매기면

물질보다 낮아진다.

사람은 물질로 대체불가

나로 족하니 애쓰지 말자.

그래도 괜찮다면 어쩌겠나?

물건처럼 살다 가야지

 

260.

고관대작과 부귀영화에 현혹되어 심신을 망치는 것을 보고 어찌 개탄치 않겠는가? 권부와 명예 등 외장외치에 함몰된 것을 어찌 그냥 보겠는가? 직위, 명성, 학식, 명품 등으로 자신을 대체말자. 그들이 자신보다 귀중하단 말인가? 일체인가? 하긴 그럴 수도. 천하를 얻어도 몸과 맘이 망가지면 무슨 소용인가? 수시로 어리석음을 점검해야지.

외부외형의 어떤 것에도 구속되지 말자. 자기 내심에 구속되자. 구원, 해방, 극락, 천국도 내심에 있다. 결국엔 대지의 부토가 될 몸이지 않는가. 한 인간으로 살다 감은 축복이다. 감사치 아니한가? 더 이상 뭘 바라겠는가?

편집 : 김태평 객원 편집위원

김태평 객원편집위원  tpk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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