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처럼 오늘도 아침 아홉 시경에 집을 나선다. 가까운 생태공원을 한 바퀴 도는 것이 일과처럼 되었다. 이 시간에는 길거리가 한산하다. 출근길 직장인들과 등굣길 학생들이 다 지나간 뒤이기 때문이다.

길바닥의 바스러진 나뭇잎이 청소부의 새벽 빗질 흔적을 얇게 덮고 있다. 아마도 저녁 무렵에는 바스러진 나뭇잎조차도 흔적 없이 사라져버릴 것이다. 집으로 돌아가는 발길에 다시 한번 더 잘게 이겨져 먼지가 될 것이다.

아침 아홉 시경 한적한 도로에는 노란 버스들이 줄을 섰다. 길가 여기저기 어른들이 어린아이의 손을 잡고 한곳에 모였다. 노란 버스는 길가에 잠시 멈춰 섰다가 굉음을 내 뿜으며 빠르게 각자의 길로 내달린다. 노란 버스가 떠나면 어른들도 각자의 길로 빠르게 흩어진다.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매일같이 아침 산책을 하는 어르신들도 보인다. 세 분이 아이 하나를 맡았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한 분은 이웃집 어르신처럼 보인다. 아이도 돌볼 겸 운동도 할 겸해서 산책을 나오신 모양이다. 유모차를 탄 아이는 줄곧 서럽게 울어댄다. 어르신께 맡기고 출근한 엄마, 아빠 생각이 간절해서일까?

내일 아침 산책길에서도 세 분의 어르신과 유모차 탄 아이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내일은 유모차 탄 아이의 활짝 웃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아침 산책길 풍경이 다채롭다.

편집 : 김동호 편집위원

이강근 주주  lplove199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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