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 첫 번째 입산 기행문

[사진1] 정선버스터미날 출발 태백산 왕복 와와버스 이용 시간표( v표시는 이용한  버스 시간 )
[사진1] 정선버스터미널 출발 태백산 왕복 와와버스 이용 시간표( v표시는 이용한  버스 시간 )

9월 16일 정선군 정선읍 정선시외버스터미널에서 정암사행 첫차 7시 20분발 와와버스를 승차하기 위해서 서둘렀는데 5분 차이로 놓치는 바람에 출발부터 일정이 꼬이기 시작했다. 간발의 차이로 첫차를 놓치는 바람에 1시간 30분 더 기다리고 고한터미널행 8시 50분발 버스에 몸을 실었다. 고한까지 1시간 10분 정도 걸리는데 평일이라 10분 일찍 도착하여 태백터미널행 10시 10분 버스를 갈아타고  태백터미널에 10시 50분에 도착했다.

정선에서 태백까지 버스로 이동하면서 산을 넘고 실개천을 건너 굽이굽이 산길을 달리면서 바라본 경치는 그 자체로 힐링이 되는 여행이다.  정선군을 남북으로 연결하는 59번 국도와 나란히 가는 '정선선'을 벗 삼아 '쇄재터널'을 넘으면 '지장천'이 동무가 되어 반갑게 맞아준다.  태백선 '민둥산역' 정거장에서는 세월의 고단함이 물씬 풍기는 할머니들이 구부러진 허리를 힘겹게 지팡이에 의지해서 오르고 계셨다. 지장천 따라 고한터미널로 달리는 버스에서 듣는 물소리는 시름을 덜어주는 멜로디 같다.

[사진2] 태백터미날 시간표 및 태백역 풍경
[사진2] 태백터미널 시간표 및 태백역 풍경

태백터미널에서 당골광장까지 가는 버스를 한 시간 기다리는 동안 기사식당에서 정갈하고 담백한 황태해장국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태백역 가서 기념으로 사진 찍고 버스 타고 당골광장으로 출발했다. 버스 안에서 태백산은 첫 만남이라 입산을 어디로 할까 고민을 하면서 돌아갈 시간도 맞혀야 해서 가장 짧은 구간을 선택했다.

[사진3] 태백산 입산길 및 기념물
[사진3] 태백산 입산길 및 기념물

당골광장 - 반재 갈림길 - 용정  - 천제단 - 장군봉 - 주목군락지 - 만경대 갈림길 - 반재갈림길 - 당골광장으로 하산하는 산길을 선택했다.

11시 40분 태백터미널을 출발해서 당골버스정거장에 12시 5분에 도착하여 당골광장 들머리에 들어시니 가랑비가 내려 나그네 발길을 무겁게 한다. 우비를 구입하고 가는데까지 가다가 더 이상 산행이 불가능하면 하산하기로  결정하니 발걸음이 빨라진다.  산길 따라 흐르는 당골계곡 물소리 벗 삼아 이름 모를 형형색색 꽃들과 얘기하면서 오르는 길이 바람에 날아가는 깃털처럼 가볍다.  2시간 오르니 턱밑까지 찬 숨을 적시기에 충분한 ‘용정’ 물 한 모금에 온몸의 갈증이 달아나고 생명의 기운이 불끈 샘솟는 것 같은 기분이다. 천제단 가는 돌계단을 조금 오르니 운무에 가려진 단종비각이 처연하게 다가오고 안내문을 읽으니 단종애사가 떠올라 시 한수가 저절로 읊어지는 것이다. 참으로 역사란 이렇게도 사람의 마음을 심란하게 만드는 것인가 보다.

운무가 빠르게 흐르고 바람이 매서운 ‘천제단’을 마주하니 신비로운 느낌이 온몸을 휘감는다. 국태민안, 가족건강, 정의로운 나라, 남북통일의 서원을 담아 사배를 올리니 불현듯 운무가 거치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이 무슨 조화인가? 우연한 자연현상인데 잠시 상념에 젖어 보면서 태백산 마루 장군봉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장군봉 천제단은 태백산이 품고 있는 세 개의 단 중에서 첫 번째 단으로 장군단이라 불리어지며, 개천절에 하늘에 제를 올리고 강원도민체전때 성화를 체화하는 두 번째 천제단과 하단의 세 번째 단이 하나로 백두대간 능선을 따라 태백산의 신령스러운 기운을  품고 있는  곳이다. 주목군락지로 가는 길에  고사한 주목이 천년의 세월을 간직하듯이 날것으로 우뚝 서 있다.  유일사 만경대 갈림길에서 보라금풍뎅이 한마리가 외로운 나그네를 반겨주니 이 또한 산행의 맛이 아니겠는가!

[사진4] 태백산 운무와 만항재  풍경
[사진4] 태백산 운무와 만항재 풍경

마음은 유일사, 화방재 너머 만항재까지 한달음에 돌파하고 싶은데 다시 정선읍까지 가야 할 여정을 생각하니 몸은 망경사쪽 좁은 샛길로 발걸음을 옮긴다. 잠시 후 운무가 걷히고 보이지 않던 만항재 함백산 백두대간 능선이 아련하게 파노라마가 펼쳐지는 것이 아닌가!

아!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천지신명의 조화로다.

다시 만경사 삼거리에 도착하여 당골광장으로 내려가는 발걸음을 재촉한다.

[사진5] 태백산 야생 화초
[사진5] 태백산 야생 화초

오를 때 조급한 마음에 카메라에 담지 못한 태백산이 품은 꽃과 낙엽들 찍고 청량한  소리 내는 폭포수를 동영상에 담아 본다. 날머리 근처에 있는 정면 여섯칸 맞배지붕 한옥 단군성전 단군상 앞에서 일제와 친일파 식민사학자들에 의해서 왜곡되고 잃어버린 고조선 역사의 부활을 꿈꾸며  합장한다. 들머리 석장승 맞은편 아래에 있는 '산악인의 선서'(이은상 글) 비석에 새긴 글을 읽으면서 가슴이 뜨끈해지고 비석 곁 자연석에 새긴 ‘천부경’을 보면서 이곳이 왜 역사와 신령들의 산인지 느낄 수 있었다. 당골정거장 '성황당'과 나란히 서 있는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 석장승을 보면서 정선땅에는 의외로 아직까지도 토속신앙 샤머니즘의 정서가 남아 있다는 느낌이 든다.

당골정거장에서 버스에 올라타면서 정선읍까지 돌아 갈 길을 생각하니 구만리처럼 마음이 아득하다.

[사진6] 태백산 입산 이정표
[사진6] 태백산 입산 이정표
[표1] 태백산 입산 길 및  와와버스 이용 안내(시:분)

*여정1. 정선터미널 8:50 출 ~ 고한터미널 10:00 착, 요금 1000

*여정2. 고한터미널 10:10 출 태백터미널 10:50 착, 요금 2000원

*여정3. 태백터미널 11:40 출 당골광장 12:05 도착, 요금 1400

*여정4. 당골광장 들머리 12:15 ~ 반재갈림길 13:00 ~ 천제단 14:05 ~장군봉 13:15 ~ 망경대 13:25 ~ 반재갈림길15:05  ~ 당골버스정거장 16:00

*여정5. 당골정거장 16:20  출 ~ 태백터미널 16:50  

*여정6. 태백터미널 직행 18:00  출 고한터미널 18:20  

*여정7. 고한터미널 막차 18:50  출 정선터미널 20:00  착 숙소 이동 여정 끝.

 

편집 : 박효삼 편집위원

김재광 주주  gamkooda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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