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검절약(勤儉節約)

인류공영에 이바지 하고 싶습니까? 좀 거창합니까? 그런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공동체에서 조화롭게 살아감이 곧 인류공영이니까요. 지금까지의 삶이 뭔가 부족하고 허탈합니까? 존재감이 없이 살아온 지난날이 다소 아쉽습니까? 자존이 없는 삶이었습니까? 국가사회에 기여함이 없었습니까? 아무도 알아주지도 않습니까? 족적 없이 살아온 지난날을 자책합니까?

이제부터라도 이웃과 국가사회를 위해 일하고 싶습니까? 하지만 실력과 능력부족으로 선뜻 나설 수가 없습니까? 더구나 도전정신과 용기도 부족합니까? 살아오면서 공동체에 기여보다는 살기 바빴고 오히려 세상에 짐이 되고 폐만 끼쳤다고 생각합니까? 평소 삶에서 무기력하고 패배감에 젖은 때가 있었습니까? 좋은 세상 만들기에 일조하고 싶었지만 그리 못했음을 자조합니까? 나아가 인류와 만물의 공존공영에 기여보비한 게 하나도 없었음이 부끄럽습니까? 대부분의 사람들도 그럴까요? 자신만 그럴까요? 그래서 지금이라도 뭔가를 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까?

그렇다면 다음을 실천하면 됩니다. 장담컨대 이것으로 충분합니다. 찜찜하고 모자랐던 지난 삶의 모든 것이 해소되리라 확신합니다. 세상에 대한 빚도 청산하고 일생일대의 사명까지도 완수할 것입니다. 그건 바로 근검절약입니다.

근검절약(勤儉節約)합시다.

이는 능력, 소질, 재력, 권력, 학식, 사회역량, 잘나고 못나고 등과 무관합니다. 누구든지 자신만 결심하면 즉시 실행 가능합니다. 누구의 지도와 조력이 없이도 혼자서 할 수 있습니다. 사전준비도 필요 없습니다. 즉시 실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행하면 자신이 세상의 주인이 되고, 세상의 주인공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린고비가 되라함이 아닙니다. 쓸 곳은 쓸 만큼 쓰되, 불필요한 소비와 과소비를 없애자는 것입니다.

물질의 공급과 수요는 인간들의 삶에서 필수입니다. 하지만 과하게 쓰면 자신의 심신이 먼저 망가지고, 환경파괴를 필두로 주변이 황폐화되어 모든 만물을 죽음으로 내몹니다. 근검절약은 우선 자신의 건강과 행복을 보장합니다. 환경오염과 파괴를 예방하고 만물에게 생명을 재창조할 수 있게 합니다.

근검절약은 땀의 가치를 알고 땀을 흘릴 줄 알며, 작은 것의 소중함을 알고 그에 만족하며, 어떤 사안에 대해서도 절도와 절개를 지키며, 세상과 이웃을 사랑하고 그들과의 약속을 철저히 이행하며 사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근검절약은 지속적으로 평생 동안 실천함이 좋습니다. 삶의 준칙으로 삼아 생활의 근간이 되면 그 어떤 솔선수범과 혁신보다 인류와 만물을 살리는데 공헌하게 됩니다. 생명을 살리고 번성케 함이 훌륭하고 위대하기까지 합니다. 세상만물에게 이 보다 유익한 공헌과 사상은 없습니다. 어떤 가치기준보다 사람다운 삶을 살게 합니다.

근검절약은 선의지(善意志)이므로 모든 종교, 법, 윤리, 도덕의 근본이 되고 그들보다 상위에 있고 우선합니다.

물질은 생활에 유용하게 쓰는 것이지만 아껴 쓰면서 검소하게 생활해야합니다. 물질(돈)을 모으는 것이 인생 목표가 되어서야 되겠습니까? 인생을 너무 허접하고 가치 없게 만들지 않겠습니까? 인생이 물질에 종속되어야 되겠습니까? 물질과 돈을 주인으로 섬겨야 되겠습니까? 그것은 어디까지나 살기 위한 보조재일 뿐인데 말입니다. 물질이 넘치면 우선 정신은 피폐해집니다. 청수淸水같은 인생인가, 탁수濁水같은 인생인가를 결정합니다. 이는 전적으로 자신의지에 달렸지만 근검절약의 이행여부가 결정할 것입니다. 물질과 돈은 마음과 정신을 가려버리는 묘한 것입니다.

편리와 편안만을 쫒겠습니까? 몸은 쇠태하고 정신은 혼몽에 빠질 것입니다. 안주(安住)는 정체이므로 정체되면 몸과 맘이 느슨해지고 종국엔 썩습니다. 대신 불편하고 불안하게 살면 몸은 생기를 되찾고 정신은 맑아질 것입니다. 고상하고 높은 곳보다 누추하고 낮은 곳에 기꺼이 처함이 좋습니다. 몸은 건강해지고 정신도 맑아지기 때문입니다. 생활에서 뭔가 좀 부족해야 싱그럽고 상큼합니다. 부족하고 모자라면 활력이 넘치기 때문입니다. 반면 풍족하고 넘치면 나태하고 게을러집니다. 특히 물질과 돈이 그렇습니다. 고상하고 높은 곳은 거짓과 은폐가 난무하지만, 낮고 누추한 곳은 만천하에 공개되므로 투명하고 깨끗합니다. 고상하고 높은 곳은 메마르기에 단명하지만, 낮고 누추한 곳은 영양이 풍부하기에 장수할 수 있습니다.

인생은 실리도 좋지만 이치와 명분에 맞게 사는 게 좋습니다. 그래야 주변과 조화로울 수 있습니다. 실리를 쫒다보면 풍요롭고 멋스럽게 보일지 모르지만 타인타물들과 경쟁하여 불협화음이 생기고, 윤리도덕에 어긋나기 쉽고 천박하고 질척해집니다. 이치와 명분을 중시하는 삶은 비록 심신이 고단하고 가난하더라도 만물들과 어울리는 삶이 되고, 맑고 투명하여 거리낌이 없어집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각자의 몫입니다.

편집 :  김태평 객원편집위원

김태평 객원편집위원  tpk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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