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될래요

                                                   박  명  수

 

그저 말문이 막혀
눈물조차 나오지 않습니다.
사망자는 있는데 사망자 위패는 안 걸렸어요
희생자는 있는데 희생당한 자의 이름은 없대요
검은 리본은 있는데 검은 리본은 거꾸로 달래요
죽은 사람의 형편과 처지를 알게되면 큰일난대요

 

나는 슬픔이 변하여 고운 별이 될래요
왜냐하면
나는 부끄러운 죄가 없거든요
누구나 시원한 밤거리를 활보할 수 있는 곳
어둠같은 밤거리가 대낮처럼 필요해요
나는 슬픔이 변하여 자랑스런 별이 될래요

 

그런데
슬픔의 별은 혼자 뜨기 어려워요
슬픔의 별이 혼자 감당하기 힘들어요
자랑스런 별이 되도록 사다리를 놓아주세요
검은 리본이 정상적으로 달리는 세상으로
희생자 위패가 일상적으로 걸린 세상으로
우리 가족이 흘린 눈물이 재발하지 않도록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박명수 주주  kosen21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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