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른 생각들로 순서도 정오(正誤)도 없다. 오호(惡好)와 시비(是非)를 논할 수는 있지만 대상은 아니다. 중복도 있으므로 고려하시면 좋겠다. 여러 차에 걸쳐 싣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볍게 살기를 원한다. 날아갈 듯한 홀가분한 몸과 맘으로 천지를 유랑하며 살고 싶다. 젊어서야 생업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무겁게 살 수밖에 없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가볍게 살고 싶은 것이다. 가벼운 삶에는 많은 변수들이 있겠지만, 우선 가볍지 말아야 할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하지만 이들보다 먼저 해야 할 것은 과도한 욕심과 욕망을 버려야 한다. 물질풍요와 고위직으로 상징되는 성공의 늪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삶의 이상향은 그런 것들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276. 첫째 입이 가볍지 말아야 한다.

입이 가벼우면 자신과 무관한 일에까지 끼어들고, 부질없는 간섭으로 말을 많이 하게 되므로 심신도 삶도 무거워진다. 가벼운 입에서 무차별적으로 나오는 말은 그 몇 갑절로 삶을 짓누르기 때문이다. 입이 가벼운 사람을 보고 입이 동동 떠다닌다고 한다. 약한 바람에도 흩날리는 나뭇잎 같고, 잔잔한 바람에도 출렁이는 물결 같다. 이와 같이 종횡무진으로 떠다니는 입은 많은 것들과 부딪치지 않겠는가? 부딪치면 파열음이 나게 마련이요, 2차 3차로 이어져 삶은 더욱 복잡해지고 걸리는 것도 많아 무거워지리라. 입은 오장육부를 지키는 존귀한 기관이기에 함부로 쓰지 말아야 한다.

 

277. 둘째 귀가 가볍지 말아야 한다.

귀가 가벼우면 이쪽저쪽으로 쫑긋거리며 듣지 말아야 할 것까지 마구잡이로 듣게 된다. 거름망도 없다. 세상사 중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려야할 것이 많지 않는가? 하지만 귀가 가벼운 사람들은 듣는 족족 머리와 가슴에 저장하여 사방팔방으로 퍼뜨리기 바쁘다. 그들에겐 그렇게 퍼뜨리는 게 삶의 기쁨이요 즐거움이다. 이렇게 되면 생각은 복잡해지고 인생은 무거워진다. 귀로는 많이 듣더라도 꼭 담을 것만 남기고 아낌없이 흘려버려야 한다. 삶에서 음향은 시각 못지않게 귀중하므로 귀를 잘 활용해야 한다.

 

278. 셋째 눈이 가볍지 말아야 한다.

눈이 가벼우면 이쪽저쪽으로 희뜩번뜩하면서 보지 말 것과 못 볼 것까지 다 본다. 시각정보는 다른 기관에 비해 강렬하여 오래 남는다. 자기가 소화할 수 있는 용량 이상으로 많은 것을 보면, 마음이 요동하고 머리가 혼란하여 삶이 무거워진다. 눈동자를 자주 움직이는 사람은 심리적으로 불안한 자라 하지 않는가? 그래서 눈을 마음의 창이라고 하리라. 눈빛과 눈 움직임에서 그 사람의 인격을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산이 정중(靜重)하듯이 눈과 마음도 정중해야 한다. 진리 등 참으로 귀한 것은 눈을 감아야 보인다고 한다. 잠시 눈을 감과 세상을 보라. 눈을 뜨고 본 세상보다 아름답고 멋지지 않는가? 진정 사랑하는 사람도 눈을 뜨고 보는 모습보다, 눈을 감고 보이는 모습이 더 아름답고 멋지리라.

 

반면에 가벼워야 좋은 게 있다. 손발이 그렇다. 손과 발은 선(善)의 실천도구이자 수단이다. 행복과 평화의 선도자요 전도자다.

 

279. 첫째 손이 가벼워야 한다.

손이 가벼우면 손동작이 빠를 것이요, 손동작이 빠르면 일손도 빨라지므로 일 효율이 높으리라. 손이 가벼워야 만인에 대한 봉사와 희생도 빨리 실천하리라. 또한 손이 가벼우면 자기 것을 쉽고 빠르게 잘 내어 줄 것이요, 자기 것을 잘 내어주면 이웃과 사이가 돈독해지지지 않겠는가? 더불어 공동체엔 사랑과 평화가 넘치리라. 행복한 삶이란 결국 가족 및 이웃과의 조화로운 사랑 속에 평화를 꽃피우는 게 아니겠는가?

 

280. 둘째 발이 가벼워야 한다.

발이 가벼우면 발걸음이 빠를 것이요, 발걸음이 빠르면 많은 곳을 다닐 수 있으리라. 이곳저곳 많은 곳을 다니다보면 많은 사람을 만날 것이요,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되면 도움이 필요한 곳을 발견할 것이니 도움을 줄 수 있지 않겠는가? 도움이란 곧 이웃에게 봉사하고 희생하는 것이니, 이는 사랑의 실천이요, 사랑이 실천되는 곳엔 행복도 넘치리라.

 

 

편집 : 김태평 객원편집위원

김태평 객원편집위원  tpk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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