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량 학교에서 전포동 우리집 가는 버스는 23번이었는데 주로 우리 반 김윤식이와 같이 탔다.
윤식이는 우리보다 한 살 많아 변성기를 지내 목소리가 달라 우리가 영감, 할배로 부르다가 '할마이' 로 별명을 확정 지었다. 매우 세련되고 친절하고 상냥하면서도 어른스러워 모두들 윤식이와 가까이 지내려고 했다.
예쁘장한 23번 버스 여차장과 윤식이가 친해 나도 덩달아 버스에서 같이 얘기도 하곤 했는데 한 번은 윤식이 없이 나 혼자 버스를 탔을 때 여차장이 주머니에서 버스표를 한 주먹 쥐어 내 손에 쥐어 주었다. 그 뒤로 차장이 바뀌어 다시 볼 수 없었다.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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