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울산 초가집 겨울은 추웠지만 대체로 따뜻해 얼음이 제대로 얼지 않은 날이 많았다. 아지아(삼촌)가 만들어 타던 것을 물려받은 앉은뱅이 스케이트를 들고 논에 나갔다가 -에이 오늘도 얼음이 안 얼었네. 하며 도로 돌아온 날이 허다했으니 눈이야 말할 것이 있겠는가. 그러나 어쩌다 한 번 내리는 눈은 그야말로 환상의 세계였다. 마당에 하얗게 깔린 눈. 좋아라 뛰어 다니는 우리 개독구. 뽀드득뽀드득 발자국을 처음 찍는 맛. 그러나 일 년에 한두 번 올까 말까. 그러니 이 방학책에 그려진 눈 내리는 장면은 너무나 부러워 안 베낄 수가 없었다. 얼마나 정다운 그림인가! (중1 베낌)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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