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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새벽을 주소서

                                      박 명 수 (목사, 한국문인협회 회원)


주님, 저에게 새벽을 주소서
초저녁 달이 허공에 기대어 버티다
떨어지는 새벽은 낙숫물처럼 차갑습니다
시작되는 여명에는 따뜻한 이웃으로 살게 하소서
 

주님, 저에게 새벽을 주소서
만나지 못할 꿈도 이루지 못할 소원도
동쪽보다 더 동쪽 같은 매듭을 풀어헤쳐
과거를 참회하기보다 자족하는 삶을 살게 하소서
 

주님, 저에게 새벽을 주소서
어두운 세상을 비추이다 밝은 태양 속에
멈춰버린 별빛의 인내가 하루동안 계속된 것처럼
용광로 속 정금이 되어 갖은 시련도 견뎌내게 하소서
 

주님, 저에게 새벽을 주소서
빛과 소금 같은 주님 거룩한 성품을 닮아
등경위의 등불같고 녹아 사라져 썩지 않는 세상 
삶의 도구가 되고 존재 이유가 되는 삶이 되게 하소서
 

주님, 저에게 새벽을 주소서
어둔 밤보다 더 질긴 낮을 보듬어서
밤으로 가는 열차에 *궁창 같은 마음을 실어
기쁨과 평안과 안식을 누리는 새날이 되게 하소서
 

주님, 저에게 새벽을 주소서
하루를 설계하신 주님의 작품을
아침이라는 고운 보자기로 포장하여
누군가에게 필요한 선물 같은 존재로 살게 하소서


*궁창(穹蒼) : 태초의 천지창조 시대에 물과 물을 나눔으로써 생성된 넓은 하늘로 표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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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위원                                           

 

박명수 주주  kosen21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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