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는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어서

끝없이 소리질러

김형효 

어디까지일까?
언제까지일까?
알 수도 없고
알지도 못하지만
소리라도 질러야 살 것 같아
소리라도 질러야 살아 있음을 알 것 같아


하는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어서
끝까지 끝 모르고 소리질러
언제일지 어디까지일지
그렇게 소리라도 질러
그래야 살지
그래야 외롭지 않을 것 같아


외돌아 오는 내 소리가
다시 나를 살릴 것도 같고
다시 나를 무기력의 중심에서 꺼내 줄 것도 같아


입 꼭 다물고 소리질러 
입 꼭 다물고 소리지르다 보면
더 큰 소리는 바윗돌도 깨부술 파괴력으로 일어설 힘이 될 거야


민주라고 자주라고 통일이라고 
민족이라고 평등 평화라고 그렇게 외쳐야 오는 것이 있을 거야
그래 그래야 통일이 될 거야
그렇게라도 해야


하지만 지금은 꼭 입다물고 소리질러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검사도 판사도 없으니까
꼭 입은 다물고 소리질러
그래야 포크레인으로 뒤집어 엎어버리듯 뒤집을 수 있을 테니까

 

‘향기 리추얼’에 도움을 주는 이솝의 아로마틱 인센스. 이솝 제공- 설렘과 긴장의 새봄, 향기로 다독여볼까-  /    출처 ; 한겨레 2023.2.25
‘향기 리추얼’에 도움을 주는 이솝의 아로마틱 인센스. 이솝 제공- 설렘과 긴장의 새봄, 향기로 다독여볼까-  /    출처 ; 한겨레 2023.2.25

 살기 위해 말하고 살기 위해 일하고 살기 위해 어우러진다. 이제 그 모든 것이 나의 비겁의 사슬에 묶이는 듯 일상이 서글프다. 그래도 살아야해서 비겁을 택하고 그 비겁 속에서 소리지른다.

검찰의 압제에 모두가 무기력의 사슬에 묶여버린 듯하다. 아니면 나만 묶여 버린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도 살아 남아야 이겨갈 수 있고 살기 위해서 비겁하게라도 소리질러야 살겠다.

모두 안녕하시길 비는 계절이다. 지금 우리에게 다가오는 봄은 봄이 아니다. 적어도 앞으로 4년은 우리에게 봄은 없나 싶다. 대지를 갈아엎기 위한 봄이 아니라 봄을 맞기 위해 대지를 갈아 엎어버려야 할 때인가 싶다.

상실의 시대인가 싶다. 하지만 굳게 다진다. 살기 위해 소리치며.......
상실의 시대인가 싶다. 하지만 굳게 다진다. 살기 위해 소리치며.......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김형효 객원편집위원  tiger302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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