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간(2023.03.05~03.11), 노동자 8명이 집으로 퇴근하지 못했다. 사고 발생의 하루 중 분포는 오전 7명, 오후 1명이다. 요일별 분포는 월 2명, 수 2명, 목 2명, 금 1명, 토 1명이다. 재해 유형 분포는 떨어짐 5명, 끼임 1명, 기타 2명(감전, 과로사)이다. 시도별 분포는 광역시 4명(서울 2명, 부산 1명, 대전 1명), 광역도 4명(경기 1명, 충북 1명. 전남 1명, 경북 1명)이다. 8명 중 연령이 파악된 노동자는 2명인데, 그 연령별 분포는 40대 1명, 50대 1명이다.

삼가는 마음으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사망사고 속보>와 언론 보도에 나온 사고 상황을 정리해본다.

3월 6일(월), 9:15경 부산 동래구의 어느 37층 규모 아파트 공사 현장 15층 환기구에서 작업하던 KCC건설 하청 노동자가 지하 2층으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연합뉴스, 2023.03.06.). 50대 노동자인 그는 환기배관설비(덕트) 설치 도중 밟고 있던 개구부가 뒤집히면서 약 40m 아래로 떨어졌다. 17:35경 서울 성북구의 어느 폐기물 수거 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차량 화물칸 위에서 수거물(재활용품)을 적재하던 중 2.5m 아래 바닥으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이 사고는 발생한 지 87일이 지난 6월 1일 <사망사고 속보>에 올라왔다.

3월 8일(수), 08:30경 경기도 가평군의 어느 군부대 내 헬기 정비고에서 노동자 1명이 정비고 지붕(높이 11m)에 피뢰침을 설치하려고 자재를 끌어 올리는 작업을 하던 중 채광창이 파손되어 바닥으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나흘에 걸쳐 62시간 근무하다 숨진 경비노동자의 유가족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속 당직근무일이 표시된 숨진 노동자의 근무표.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한겨레, 2023-03-13.
나흘에 걸쳐 62시간 근무하다 숨진 경비노동자의 유가족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속 당직근무일이 표시된 숨진 노동자의 근무표.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한겨레, 2023-03-13.

한겨레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한겨레, 2023.3.13.), 3월 8일 7:10경, 서울 종로구 콘코디언빌딩(옛 금호아시아나그룹 본관) 지하 사무실에서 빌딩 관리업체 소속 보안팀장인 이민우(49)씨가 쓰러진 채로 발견되어, 119구급차로 빌딩에서 600m 떨어진 강북삼성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두 시간도 채 지나지 않은 8시9분 목숨을 빼앗겼는데, 그 원인은 급성 심근경색으로 밝혀졌다. 유족이 제공한 근무표를 보면, 고인은 지난 5일 오후 4시부터 야간근무를 시작해 9일 새벽 4시까지 닷새에 걸쳐 24시간 당직 근무를 서야 했고, 휴일 없이 10일도 출근하게 돼 있다. 결국, 고인은 출근 나흘 동안 약 62시간(8시간+24시간+24시간+6시간)을 일한 뒤 쓰러져, 다시는 집으로 퇴근하지 못했다. 오호라, 고인은 혈기 방장한 40대인데도 62시간 장시간 노동으로 일어나지 못했다.

3월 9일(목), 09:25경 충북 진천군의 어느 제조업 사업장에서 노동자 1명이 전신주 상부에 생긴 까치집을 제거하려고 전신주에 올라가 절연봉으로 까치집을 제거하던 중 변압기 충전부에 신체 일부(머리)가 닿으면서 감전되어 목숨을 빼앗겼다. 11:20경 대전광역시 유성구의 어느 건물 옥상에서 노동자 1명이 현수막을 설치하려고 달비계 작업대에 탑승하던 중 떨어져(높이 42m) 목숨을 빼앗겼다.

3월 10일(금), 11:54경 경북 포항시의 어느 제조업 사업장에서 압연공이 철근 압연롤에 대한 간격 확인과 조정 작업을 하던 중, 회전하는 상하 롤 구동축 사이에 끼여 목숨을 빼앗겼다.

3월 11일(토), 09:28경 전남 완도군의 어느 축사 신축 공사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축사 지붕에 강판을 설치하던 중 강판 끝부분을 밟아 강판이 휘어지면서 아래로 떨어져(6m) 목숨을 빼앗겼다.

장례식장으로 퇴근한 노동자! 목숨 빼앗긴 현장 노동자의 명복을 삼가 빈다. 별이 져도, 꽃이 져도 어찌 잊으랴!

대한민국 105년 3월 15일

*관련 기사: [단독] 62시간 일한 뒤 사망…“이불 챙겨 나가던 모습이 마지막”(한겨레, 2023.03.13.)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83281.html

편집 : 형광석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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