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노동자 6명이 목숨을 빼앗겼다. 지난 3월 27일(월), 노동자 6명은 집으로 퇴근하지 못했다. 이는 어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사망사고 속보>에 나오는 내용이다.

2022년 6월 이후로 한정할 경우, 가장 많은 노동자가 목숨을 빼앗긴 날과 그 인원은 내림차순으로 2022년 9월 26일(월) 8명, 7월 20일(수) 6명, 2023년 3월 27일(월) 6명이다.

우선, 삼가는 마음으로 <사망사고 속보>와 언론 보도에 나온 사고 상황을 정리해본다.

일하다가 손가락 마디가 잘리고 치아가 부러졌다는 쌍용시멘트 하청 노동자 홍문표(74)씨가 사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전수경 제공. (한겨레21, 2023.3.2.).
일하다가 손가락 마디가 잘리고 치아가 부러졌다는 쌍용시멘트 하청 노동자 홍문표(74)씨가 사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전수경 제공. (한겨레21, 2023.3.2.).

3월 27일(월), 09:20경 경기도 광주시의 어느 제조업 사업장에서 금속제조 종사원이 천장크레인으로 철구조물을 인양하던 중, 벨트 슬링이 크레인의 훅에서 이탈되어 떨어진 철구조물에 깔려 목숨을 빼앗겼다. 09:35경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의 어느 오피스텔 신축 공사현장 6층에서 작업하던 60대 남성 노동자 1명이 작업발판 위에서 건물 외벽에 박힌 못을 제거하는, 이른바 외벽 면 고르기 작업을 하던 중, 중심을 잃고 작업발판과 외벽 사이의 개구부로 떨어져(18m) 목숨을 빼앗겼다. 10:47경 경기도 포천시의 어느 제조업 사업장에서 사다리를 이용한 용접 작업 중, 상부에 설치 중이던 철구조물(H빔)이 이탈하며 사다리와 부딪혀 그 충격에 노동자 2명이 바닥으로 떨어졌는데(3m), 1명은 목숨을 빼앗겼고 다른 1명은 부상을 당했다. 13:18경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동의 어느 복합상가 건물 신축 현장의 지하 1층 배기 통로에서 50대 남성 배관공이 소방 배관 작업을 하려고 벽면의 앵글을 밟고 이동하던 중, 앵글의 용접 부위가 탈락하며 지하 6층으로 떨어져(17.5m) 목숨을 빼앗겼다. 13:39경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 안평리의 물류센터(동원로엑스 이천센터)에서 1994년생 남성 노동자가 지게차(2톤)로 경사로를 내려오던 중, 도로의 연석(緣石·갓돌·도로경계석·차도와 보도를 구분하는 돌)과 부딪히며 그 충격으로 넘어지는 지게차에 깔려 목숨을 빼앗겼다. 17:39경 경북 울진군의 어느 도로 공사현장에서 도로 포장 작업 중에 후진하는 건설 장비(타이어 롤러)에 노동자 1명이 깔려 목숨을 빼앗겼다.

장례식장으로 퇴근한 노동자! 목숨 빼앗긴 현장 노동자의 명복을 삼가 빈다. 별이 져도, 꽃이 져도 어찌 잊으랴!

대한민국 105년 3월 30일

*관련 기사: 고압호스에 날려 일어났더니 9개 치아가 후드득(한겨레, 2023.3.2.)

https://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3469.html?_ga=2.6509170.177936324.1680047501-1404263838.1647078447

편집 : 형광석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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