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끝
집에서, 친구 집에서, 책상에서, 방바닥에 누워서 틈나는 대로 그린 내 생애 '끝' 글자를 쓴 첫 작품이다. 114페이지. 대개는 명랑만화 5페이지. 검술만화 7페이지. 전쟁만화 6페이지. 공상과학만화 8페이지... 그리다 보면 딴 작품이 생각난다. 스토리를 밀고 가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 만화는 아버지가 편찮으신 우리 집 형편. 내 사정 등이 어우러지고 소설 소나기도 섞이고 뭐 그렇고 그런 스토리다. 그러나 65년 전에는 내 친구 이상석 선생의 여동생 미정이가 다니는 경남여중을 한 바퀴 돈 나름 인기작이었다. 고입 시험을 모조리 떨어진 사건은 내 인생에 엄청난 행운을 주었다. 친구 이상석 선생을 고입 재수 학원서 만나게 하고, 이 만화를 완성하게 하였고, 낙방생들의 심정을 알게 되었다. 나는 다시 태어나도 단연코 낙방을 택할 것이다. 이 만화는 내 보물 1호가 되었다. (고교 재수 시절 만화)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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