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참사의 주범은 반역의 무리

아래 글은 2015년 4월 8일 광화문에서 있었던 세월호 추모제에 다녀온 후 4월 10일 나의 페이스북 담벼락에 올렸던 글이다. 시간이 흐르고 우리는 또 이 반역의 시대를 살면서 여전히 반역의 무리들에게 난도당한 민족사까지 겪어가는 참담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어찌 감당할까? 처참한 지경에 현실을 살면서 나를 옭죄이며 나를 되새김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8년 전 오늘의 광장을 바라본다. 

이제 광장의 역사로 광장을 살려 시대를 역행하고 민족사의 왜곡에 까지 모든 참사의 주범은 반역의 무리들이다. 거침없는 반역의 무리들이 저지르는 퇴행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살피고자 이 자리에 공유하고자 한다.  

저 광장에 소리는 통일의 날 그리고 민족의 역사가 온전히 회복되는 날까지 멈출 수 없는 진실을 인양하는 온전한 소리다.
저 광장에 소리는 통일의 날 그리고 민족의 역사가 온전히 회복되는 날까지 멈출 수 없는 진실을 인양하는 온전한 소리다.

*광화문에 갔다. 죄인이다. 이 시대에 침묵하는 죄인이다. 그저 담벼락에 욕하는 심정으로 페북질만 하며 산다는 것도 여전히 사람으로 하는 짓이라고 하지만 광화문 슬픔의 네거리에서 나는 죄인이다. 어제 4월 8일 매우 오랜만에 광화문에 갔다. 미안하다. 그리고 안타깝다. 슬프고 억울하고 화나고 분노하고 그리고 돌아왔다.

여러분! 아직, 세월호에 '사람'이 있습니다.

2015년 봄날에 슬픈 우리들의 자화상이 광화문에 있네.

"아직, 세월호에 사람이 있답니다." 누군가가 이렇게 울부짖고 있었다. 광화문 네거리 봄꽃이 만개한 거리에 차가운 가슴으로 따뜻하게 사랑을 품고 스스로 사람답게 살아온 사람들의 이름을 울부짖고 맨바닥에 맨살을 의지한 채 그렇게 울부짖고 있었다.

잊지말자, 0416

"자주 자주

하늘을 올려다 보리

하늘에는 갑자기 생겨난

별들이 보석처럼 반짝이겠지

가장 일찍 떠서

가장 늦게 질 하늘의 아이들아!

골목과 거리와 집과

강물과 늪에

너희 아픈 빛을

오래 오래 비추어 다오." -기억할게-

추모제 참가자의 작품이다. 온전하게 우리의 갈 길을 가는 순간까지 모든 현장에서 새겨야할 지침과도 같다는 생각이다.
추모제 참가자의 작품이다. 온전하게 우리의 갈 길을 가는 순간까지 모든 현장에서 새겨야할 지침과도 같다는 생각이다.

 

누구인가? 그가 누구라도 이런 외침이라면 영혼을 가진 사람이라면 당연히 한 번쯤 귀 기울이거나 바라보거나 그럴 것이란 생각이다. 그런데 4월 16일 아침의 믿음을 가진 봄꽃 같던 어린 영혼들을 아직도 구해내지 못하고 있는 대한민국 21세기 거리의 표정은 싸늘한 슬픔으로 넘실대고 있었다. 여전히 팽목항 2014년 4월 16일 8시 전후의 불행에 그림자는 드리워져 있었다.

우리가 진정 사람으로 살아가고자 한다면, 이 온전한 상처를 모두 함께 온전하게 끌어안고 십시일반의 혼을 담은 마음을 다해 일으켜 세워야 할 것이란 생각이다. 나라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적 진리와 헌법적 가치를 물어 무엇 하겠는가? 나는 가끔 정상을 가진 사람들과 정상을 이야기 하면서 사람은 진정 초등학생 수준의 지성으로만 살면 행복할 것이다. 그리고 그런 지상만 지키며 살아간다면 평화로울 것이란 말은 하고는 한다.

2014년 4월 16일의 진실 앞에서 나의 그런 주장은 더욱 핏대가 서는 느낌이다. 누군가를 붙들고 말하자니 이제는 반복 또 반복하는 이야기에 식상한 듯 지친 표정으로 말하는 사람들도 있고 언론에 대고 공인이라는 사람들조차 함부로 말하는 소리도 들려온다. 그러나 우리의 공인된 약속들을 바라보고 그날을 회상해보면 너무나 잘못되어오고 있고 또한 잘못되어가고 있다. 참으로 이 땅에 살자는 사람으로서 허망한 공권력에 기대가 아프기만 하다.

이상과 현실이 아무리 다르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에게 주어진 국상을 아직 우리는 탈상의 단계로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세월호에 사람이 있고 아직도 죽은 영혼은 안식을 찾지 못하고 있고 죽은 영혼과 가족의 인연이었던 사람들도 또 한 나라에 하늘을 이고 사는 사람으로서 이 4월을 생각하면 너무나 처절하게 슬픈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누군가는 슬픔에도 세금이라도 거둘 것처럼 슬픔을 강제해서 거두라 하는 조짐도 있다. 여전히 장례가 끝나지 않은 상가喪家에 어찌 이리 매정한 바람이 칼바람처럼 몰아친다는 말인가?

진실을 외면하고 정의를 말하는 불량한 사람들이 진실 앞에 부끄럼 모르고 살아가는 세상이라면 우리에 억울과 슬픔은 분노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인데 대체 어쩌란 말인가? 2015년 봄날에 슬픈 우리들의 자화상이 아직도 광화문 네거리에 가득 들어차 있다. 21세기의 찬란한 기대와 희망을 모조리 잠식해버릴 것처럼 매몰찬 세월이 여전히 슬픔을 머금고 애타게 진실을 인양하라! 간절하게 외치고 있는 광화문 네거리에 슬픔에 봄이 광화문을 걷는 사람들 가슴과 가슴에 산천에 진달래, 개나리처럼 피었다.

수많은 만장이 나부끼는 광화문에는 매정한 봄바람이 영정을 붙들고 있다. 실종자를 그리움 속에 바라보는 가족들 품속에는 분노의 칼끝이 바득바득 날카로워지고 있는 것처럼 가슴에 슬픔을 잘라내고 있었다. 누구를 탓하기 전에 그저 진실을 인양하는데 정부나 우리의 지성이 빛나는 결의를 다질 수는 없을 것인가? 안타까운 봄바람을 따라 걸으며 슬픈 사색이 머리를 치고 또 가슴을 치고 마음을 움켜쥐고 몸살을 한다. 그렇게 광화문 네거리에 봄을 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 주최 세월호 인양촉구 일일 단식에 참여한 회원들과 함께하며 서로를 위로하다가, 가족들을 바라보다가, 더 이상 바라볼 여유를 잃고 슬픔 속에 수원으로 돌아왔다.

수원역 지하차도에서도 광화문 네거리에 슬픔을 부둥켜안고 서 있는 수원 시민들을 만났다. 어둠이 내리는 길을 걸으며 마음으로 노래를 부른다. "아직, 세월호에 사람이 있습니다."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김형효 객원편집위원  tiger302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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