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간(2023.04.16~04.22), 노동자 12명이 집으로 퇴근하지 못했다. 사고 발생의 하루 중 분포는 오전 7명, 오후 5명이다. 요일별 분포는 일 1명, 화 1명, 수 3명, 목 3명, 금 1명, 토 3명이다. 재해 유형 분포는 떨어짐 6명, 깔림 1명, 부딪힘 1명, 물체에 맞음 1명, 끼임 1명, 기타 2명(폭발 1명, 매몰 1명)이다. 시도별 분포는 광역시 2명(서울 1명, 부산 1명),, 광역도 10명(경기 5명, 전남 2명, 경북 3명)이다. 12명 중 나이가 파악된 노동자는 6명인데, 그 연령 분포는 20대 1명, 40대 2명, 50대 1명, 60대 3명이다.

삼가는 마음으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사망사고 속보>와 언론 보도에 나온 사고 상황을 정리해 본다.

4월 16일(일), 13:47경 경상북도 경산시의 어느 알루미늄판 제조 사업장(조일 알미늄)에서 43세 노동자가 방호 울타리를 열고 작동 중인 압연강판 평탄화 설비(텐션 레벨러·tension leveller)에 접근하여 압연 강판 표면의 이물질을 제거하던 중 롤러와 실린더에 끼여 목숨을 빼앗겼다.

4월 18일(화), 10:30경 경기도 이천시 어느 물류센터 신축 공사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지하 2층 측량 작업 중 굴착기 바퀴에 깔려 목숨을 빼앗겼다. 이 사고는 발생한 지 156일이 지난 9월 21일 <사망사고 속보>에 올라왔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2020년 11월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산재로 사망한 99명의 영정을 의자에 놓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요구하는 집회를 하는 모습.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한겨레, 2023.4.27.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2020년 11월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산재로 사망한 99명의 영정을 의자에 놓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요구하는 집회를 하는 모습.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한겨레, 2023.4.27.

4월 19일(수), 08:00경 경기도 시흥시의 이삿짐 운반 현장에서 이삿짐 운반원이 이삿짐 운반 작업을 하려고 사다리차 운반구에 탑승하여 베란다 창틀을 해체하던 중, 14m 아래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16:40경 경기도 양평군의 어느 공사현장에서 트럭 운전원이 트럭 적재함에 올라가 철근을 내리던 중, 철근 다발과 함께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쏟아진 철근 다발에 상체가 깔려 목숨을 빼앗겼다.

4월 20일(목), 15:04경 경기도 여주시의 어느 공사현장에서 굴착기로 전주(電柱)를 운반하여 경사로에 내려놓고 방향을 잡아 옮기던 중, 노동자 1명이 슬링벨트에서 빠져 경사로를 굴러 내려오는 전주에 부딪혀 목숨을 빼앗겼다. 16:47경 전남 광양시 도이동의 어느 물류창고에서 60대 일용직 노동자 1명이 화물차 적재함에 실린 염화칼륨(KCl) 포대를 타포(打布) 하던 중 염화칼륨이 쏟아지면서 적재함에서 떨어져 부상을 입었고, 다른 노동자 1명은 화물차에 묻은 염화칼륨을 청소하다가 낙하하는 염화칼륨 덩어리(300kg)에 맞아 목숨을 빼앗겼다.

4월 21일(금), 07:47경 부산광역시 영도구 봉래동의 부산 희망더함아프트 공사현장에서 50대 트럭 운전자가 트럭 적재함에 실린 철근의 하역작업을 도와주던 중 지게차가 철근을 들어 올리는 과정에서 균형을 잃고 회전하는 철근에 맞아 트럭에서 1.8m 아래 바닥으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4월 22일(토), 08:48경 전남 나주시 봉황면의 어느 곡물 도정업 사업장에서 60대 공장장이 공장 3층에 멈춰선 ‘버킷엘리베이터’(bucket elevator)에 달린 모터의 동작 이상을 인지하고 설비를 점검하던 중, 작업 통로 끝부분에서 5m 아래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버킷엘리베이터는 체인 또는 벨트에 버킷을 고정한 형식의 엘리베이터다. 곡물 등을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옮길 때 사용한다. 예컨대, 벼를 원료 탱크에서 생산동으로 이송하는 기계다. 08:56경 서울특별시 성북구 정릉동의 대우산업개발 도시형 생활주택 신축 공사현장에서 60대 하청 노동자인 로프공이 달비계에 탑승하여 건물 외벽 유리를 청소하던 중, 달비계 밧줄(18mm)이 끊어지면서 10m 아래 지상 바닥으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로프공(rope 工)은 건물의 외벽에서 밧줄을 타고 작업하는 노동자다. 14:42경 경북 칠곡군의 어느 하수도시설 정비공사 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굴착구 간에 들어가 실측 작업을 하던 중(깊이 약 1.5m), 굴착 사면이 붕괴하여 토사에 매몰되어 목숨을 빼앗겼다.

권영국 변호사(중대재해전문가넷 공동대표)가 26일 오전 창원지법 마산지원에서 열린 한국제강 선고 직후 약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권 변호사는 “원청 대표이사에게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한 점에 대해서 판결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한겨레, 2023.4.26.
권영국 변호사(중대재해전문가넷 공동대표)가 26일 오전 창원지법 마산지원에서 열린 한국제강 선고 직후 약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권 변호사는 “원청 대표이사에게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한 점에 대해서 판결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한겨레, 2023.4.26.

한편, 사고로 치료받던 노동자 2명이 목숨을 빼앗겼다. 4월 19일, 경북 경주시의 동국산업 철강제품 제조 공장에서 지난 3일 11:07경 폭발이 일어나 26세 노동자와 33세 노동자가 다쳐 병원으로 옮겨 약 17일 동안 치료받던 중 26세 노동자가 목숨을 빼앗겼다(경향신문, 2023.04.20.). 사고를 당한 노동자 2명은 원료혼합기 내부에 붙은 찌꺼기를 막대로 긁어내던 중 원인을 알지 못하는 폭발이 일어나면서 화상을 입었다. 4월 20일, 경기 구리시의 어느 지식산업센터 공사현장에서 지난 11일 06:15경 현대엔지니어링 하청업체 소속 44세 노동자가 철근작업을 준비하다가 1층 가장자리에서 4.5m 아래 지하층으로 떨어져 병원으로 옮겨 약 10일 동안 치료받던 중 목숨을 빼앗겼다(연합뉴스, 202304.20.).

장례식장으로 퇴근한 노동자! 목숨 빼앗긴 현장 노동자의 명복을 삼가 빈다. 별이 져도, 꽃이 져도 어찌 잊으랴!

대한민국 105년 4월 27일

*관련 기사: 중대재해법 첫 실형에 노동계 “사업주에 경종 울려”(한겨레, 2023.4.27.)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089565.html?_ga=2.268349006.1302005524.1682561570-1404263838.1647078447

편집 : 형광석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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