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구시립예술단의 베토벤 9번교향곡 공연이 종교화합 자문위원회에 의해 금지된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가 되었다. (한겨레 보도)

관련기사 : 베토벤 교향곡이 종교편향이 되기까지 (한승훈교수의 세상읽기)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090135.html

자문 위원 가운데 불교계 인사가 베토벤 교향곡의 합창 부분인 '환희의 송가'에 특정 종교의 신을 찬양하는 가사가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기에서 여러 가지 의문이 든다. 종교화합 자문위원회라는 기구는 대구에만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문위에서는 예술단 공연의 종교 중립성을 판단하고 논란이 될  수 있는 사항을 심의하는데, 종교 중립성과 관련된 결정은 종교계 자문위원 전원의 찬성이 필요하다. 예술계와 시민사회에서 '종교화합 자문위가 예술단 공연의 검열기구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하는 이유이다. 

대구시립합창단 공연 장면. 대구시립합창단 누리집 갈무리 /  ‘베토벤 교향곡’이 종교편향이 되기까지 (한겨레 2023. 05.02자)
대구시립합창단 공연 장면. 대구시립합창단 누리집 갈무리 /  ‘베토벤 교향곡’이 종교편향이 되기까지 (한겨레 2023. 05.02자)

한승훈 교수의 지적대로 헌법이 금지하고 있는 것은 종교 편향이 아니라 종교 차별이다. 예술공연에는 종교적 표현이 스며들 수 밖에 없고  서양 음악의 경우 특히 더 그렇다. 종교적 편향을 이유로 예술공연을  금지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자문위를 폐지하고 보다 실효성 있는 종교편향 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것은 그나마 다행이 아닐 수 없다. 검찰공화국이 들어서니 사회 곳곳에서 규제와 검열이 판을 치게 된 게 아닐까 하는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위원  cshim7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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