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균이1
나는 듣는 수업이 재미없으면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고 조용히 나가 뒷동산 연못가로 갔다. 그러면 거기 또 한 명이 와 있는 것이다. 후에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이란 영화를 만든 배용균이다. 둘은 죽이 맞아 심심하면 거기서 만나 용균이는 영화 이야기 (벤허를 80번 본 얘기. 고등학교 때 벤허 감독 윌리엄 와일러와 펜팔 한 이야기 등등) 나는 라이파이, 약동이와 영팔이 등 만화 이야기를 했고 늘 그렇게 늘 친해서 붙어 다니다가 하루는 내 방에서 날 보고 자기를 그려 보란다. 내가 슬쩍 "내 모델이 아무나 되는 줄 알아?" 했더니 즉각 "니가 감히 나를 그릴 수 있을 것 같아?" 하고 받아친다. 평소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재동이는 천재니까" 하면서 다 받아 주고 존중해 주었는데 이날은 발톱을 슬쩍 내미는 것이다. (대2 스케치)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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