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석이 2
방학. 시험도 거르고 부산으로 뛰어간 나는 어머니 품으로? 아니다. 상석이 집에서 밤새 회포를 푼 다음 어머니 아버지 동생들에게 가는 것이다. 우리가 하도 친하게 지내니까 상석이 어머니께서 내 한복 한 벌을 해서 우리 어머니를 찾아 오셨다. 어른도 인사를 해야 한다시면서. 그렇게 꿀 같은 방학이 끝나고 기어코 이별의 날이 왔다. 고속버스 정류장에서 헤어지기 싫은 상석이는 기어이 그냥 고속버스를 타버렸다. 서울까지 내내 '친구야 친구야 내 친구야 어화 둥둥 내 친구야' 노래를 부르면서. 전화도 없었던 시절 그냥 행불자로 서울 온 상석이에게 돈 없는 나는 중국집에서 춘장 한 종지를 훔치고 남의 밭에서 마늘을 슬쩍 뽑아 석이를 대접했다. 상석이는 갑배형, 요배, 백명진 등과 놀다가 내려갔다.   (대2 때 나와 상석이 사진)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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