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사의아내, 어머니
아버지가 '무조건 다 사지 않으면 만화책을 주지 않겠다'는 초 갑질 합동출판사의 횡포에 맞서 외롭게 싸움을 계속했지만 새 책이 아닌 헌 책으로 계속 싸우기가 힘들었다. 어머니가 나섰다. 출판사 시키는 대로 하는 만화구역장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찾아가셨다.
"여러 구역장님들 수고 많으신데 저는 남편도 환자고 또 오늘도 돈은 없는데 서울에서 대학 다니는 아들에게서 하숙비 보내라는 편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한강 백사장에 혀를 꽂고 죽는 한이 있더라도 여러분들에게 책 달라 소리 안 할 거니까 걱정하지 말고 잘해 보십시오" 하고 나왔다. 이후 어머니는 아버지께 "내가 목 좋은 곳에서 장사를 할 테니까 사과를 하기 전에는 절대 협상에 응하지 마세요" 하고 팥빙수, 어묵, 떡볶이에 김밥과 우동까지 팔아 2년 후 기어이 사과도 받고 책도 골라 샀다.  (1999년 어머니 자서전 천 리 도망은 해도 팔자 도망은 못 한다더니'의 삽화)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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