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봉선전 10
드디어 아버지가 제대하셨다. 할머니는 5년이나 근무했는데도 제대할 때 카투사에 근무해 자기들보다 편했다고 자대에서 솥뚜껑을 입에 물려 운동장을 기어서 돌게 했다고 할머니는 군대 얘기가 나올 때마다 분노했다. 오랜 시간 아버지 없는 시기를 보내 아버지와 살갑지는 않았지만 아버지가 오시니 꽉 찬 기분이 들었던 것 같다. 옛날 모두 한집에 살던 대가족에서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서로 살갑게 만나는 일도 눈치가 보여 쉽지 않았다. 사랑채에서 소죽을 끓이려 불을 때고 있는 아버지가 다섯 살배기 나한테 저기 안 채 부엌에서 밥짓는 어머니에게 "박일호 신봉선 신랑 각~시!" 라고 전해라 해서 그렇게 한 일이 기억난다. 동생 수동이는 갓 태어났던 것 같고 이때가  우리 가족이 가장 행복했을 때였다.  (2000년경 그림)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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