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간(2023.06.04~06.10), 노동자 15명이 집으로 퇴근하지 못했다. 사고 발생의 하루 중 분포는 오전 8명, 오후 7명이다. 요일별 분포는 일 2명, 월 1명, 화 1명, 수 2명, 목 1명, 금 6명, 토 2명이다. 재해 유형 분포는 떨어짐 4명, 깔림 4명, 물체에 맞음 1명, 끼임 2명, 기타 4명(매몰, 익사, 감전, 화상)이다. 시도별 분포는 광역시 3명(대구 2명, 인천 1명), 광역도 12명(경기 2명, 강원 1명, 충남 4명, 전북 1명, 경북 2명, 경남 2명)이다. 15명 중 나이가 파악된 노동자 6명의 나이별 분포는 30대 1명, 50대 2명, 60대 3명이다.

삼가는 마음으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사망사고 속보>와 언론 보도에 나온 사고 상황을 정리해 본다.

6월 4일(일), 08:31경 경북 경주시의 어느 변전소에서 노동자 1명이 차량 탑재형 고소 작업대에 탑승하여 인출 전력선의 ‘상 변경 작업’ 중 접지선이 탈락하여 유도전류에 감전되어 목숨을 빼앗겼다. ‘상 변경 작업’은 3상(A, B, C)으로 이루어진 전력선의 위치를 바꾸는 것(A와 C 변경)이다. 13:10경 충남 부여군의 어느 공사현장에서 노동자 5명(재해자 포함)이 수상 구조물에 펜스를 설치하려고 바지선에 자재를 싣고 유도 밧줄(rope)을 당기며 이동하던 중 유도 밧줄이 끊어지자, 이를 연결하려고 저수지에 들어가 수영하던 노동자 1명이 목숨을 빼앗겼다.

6월 5일(월), 13:51경 충남 천안시 성거일반산업단지(천안시 서북구 성거읍 오목리 일원)의 용수공급 시설 공사현장에서 원청 소속 62세 남성 관로공(管路工)이 공업용수 관로를 설치하려고 깊이 2.2m 아래서 굴착면의 간이 흙막이 시설을 설치하던 중 무너지는 토사에 깔려 목숨을 빼앗겼다.

6월 6일(화) 현충일, 16:44경 경기 파주시의 어느 사업장에서 노동자 1명이 콘크리트 믹서기(용량 1㎥)의 부품(라이너 패드)을 교체하려고 사전 점검하던 중 믹서기 내부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이 사고는 발생한 지 6일이 지난 6월 12일 <사망사고 속보>에 올라왔다.

2023년 6월5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의 한 건설현장에서 김윤영(57)씨와 아들 김산(28)씨가 포즈를 취했다. 박승화 선임기자 eyeshoot@hani.co.kr. 한겨레21, 2023.06.14.
2023년 6월5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의 한 건설현장에서 김윤영(57)씨와 아들 김산(28)씨가 포즈를 취했다. 박승화 선임기자 eyeshoot@hani.co.kr. 한겨레21, 2023.06.14.

6월 7일(수), 07:46경 경기도 김포시의 어느 공사현장에서 일용 노동자 1명이 지붕 샌드위치 패널을 교체하는 작업을 준비하던 중 지붕에서 7m 아래 바닥으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11:14경 강원도 강릉시의 어느 혼소(混燒) 설비 공사현장에서 일용 노동자 1명이 혼소 설비의 외부에 패널을 설치하던 중 고소 작업대에서 2m 아래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혼소는 2종류 이상의 연료로 하는 연소다. 16:05경 경기 고양시의 어느 공사 현장에서 발전기 냉각팬을 반입하던 중 인양고리가 끊어져 냉각팬이 바닥으로 낙하하면서 넘어지자, 작업구간 인근의 노동자 1명이 그 냉각팬에 깔려 목숨을 빼앗겼다.

6월 8일(목), 11:30경 경북 영천시의 어느 관로공사 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깊이 2.6m에 관을 설치하던 중 붕괴하는 굴착면의 토사에 매몰되어 목숨을 빼앗겼다.

지난해 11월30일 경기 화성시 비봉면 한 문화재 발굴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매몰돼 소방대원들이 구조작업을 벌이는 모습.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한겨레, 2023.03.12.
지난해 11월30일 경기 화성시 비봉면 한 문화재 발굴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매몰돼 소방대원들이 구조작업을 벌이는 모습.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한겨레, 2023.03.12.

6월 9일(금), 10:24경 인천시 중구의 어느 오피스텔 건설현장에서 30대 중반 노동자 1명이 무인 타워크레인 인상 작업을 하려고 약 300kg 무게의 철제 공구함을 인양하던 중 쇠밧줄(와이어 로프)이 끊어지면서 20m 높이에서 떨어진 그 공구함에 맞아 목숨을 빼앗겼다. 10:38경 경남 함안군의 어느 화학산업 용기 제작 공장에서 60대 노동자 1명이 천장크레인으로 약 5t 무게의 자재(압력용기 거치용 새들)를 인양하던 중 연결고리가 빠지면서 넘어진 새들에 깔려 목숨을 빼앗겼다. 15:09경 경남 김해시 진례면의 어느 파이프 제조 공장에서 지게차로 약 1t 무게의 전기 컨트롤박스를 옮기던 중 그 박스가 넘어지면서 아래로 떨어지는 사고로 50대 노동자 2명이 깔렸는데, 그중 1명은 목숨을 빼앗겼고, 다른 1명은 부상을 당했다. 15:38경 대구광역시 달서구의 어느 가공식품 제조공장에서 하도급 공사를 맡은 50대 개인사업자가 팔레트 자동적재기의 수평 컨베이어와 수직으로 하강하는 리프트 사이에 끼여 목숨을 빼앗겼다. 20:09경 전북 김제시의 어느 사료공장에서 혼자 근무하던 60대 노동자 1명이 사료 포대(톤백)를 지게차로 운반하여 적재하던 중 포대가 찢어져 사료가 새어 나오자, 지게차에서 하차하여 이를 처리하던 중 상단에서 무너져 내리는 약 1.2t 무게의 톤백에 깔려 목숨을 빼앗겼다. 21:00경 대구 서구 어느 원단 염색공장에서 노동자 1명이 설비 상부의 수조에 설치된 작업발판(높이 2cm)에 올라가 이송 롤러에 꼬인 원단을 푸는 과정에서 오른쪽 다리가 수조(85℃)에 빠져 병원에서 3도 화상(30%)을 치료받다가 7월 2일 목숨을 빼앗겼다(‘안전한 세상을 꿈구는 안전몽’·hseworld.co.kr). 이 사고는 발생한 지 25일이 지난 7월 4일 <사망사고 속보>에 올라왔다.

6월 10일(금), 07:50경 충남 천안시의 어느 공사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방수 작업을 하려고 캐노피(차양용 구조물) 상부의 각관(角管·속이 비어 있고 그 단면이 직사각형인 구조의 관)을 교체하던 중 6.2m 아래 바닥으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이 사고는 발생한 지 6일이 지난 6월 16일 <사망사고 속보>에 올라왔다. 11:46경 충남 예산군의 어느 제조업 사업장에서 노동자 1명이 집진기 점검용 작업대(높이 5m) 위에 올라가 급수관을 설치하던 중 다른 작업자가 운전하던 천장크레인과 점검용 작업대 사이에 끼여 목숨을 빼앗겼다.

장례식장으로 퇴근한 노동자! 목숨 빼앗긴 현장 노동자의 명복을 삼가 빈다. 별이 져도, 꽃이 져도 어찌 잊으랴!

대한민국 105년 6월 14일

*관련 기사: 57살 아빠 따라 건설노동자 된 28살…다음 일감은 없어도(한겨레21, 2023.06.14.)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095901.html?_fr=mt1

편집 : 형광석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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