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일기장 4

1971년 10월 19일.
큰 아들의 부산고 미전 관람 차 모처럼 나들이를 한다. 고등학교에서의 마지막 미전이라 꼭 봐 달라는 아들의 원을 뿌리칠 수 없어 간 것이다. 하기야 자식이 미술 전시회를 한다면 자랑 삼아 응당 가 봐야 할 것이지만 항상 주머니 사정이 좋지 못 하니 선뜻 맘을 내지 못 한다. 오늘은 빵값 몇 푼 넣고 전시장으로 나갔다. 모두들 나에게 인사가 착실하다. 재동이는 경제 사정이 좋지 못해서인지 작품이 많지 않고, 큼직한 것도 없지만 질적으로 다양하고 발전한 것 같다.

아버지가 오래 보신 그림. (고3 미전에 내었던 유화. 전에 한 번 실었던 것)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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