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엔 불을 사용하기가 무섭습니다. 실내온도가 30도를 넘나드는 날에는 주방에서 가스 불을 켜는 게 끔찍하지요. 그래서 해마다 '삼복더위에는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는 곳에서 외식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덥다고 해서 하늘에서 돈이 떨어지는 게 아니니까 헛된 꿈이었지요.

"아빠, 포케를 만들려고 하는데 아빠도 먹을 거야?"

"포케? 포케가 뭔데?"하니까 다향이가 알려줍니다. 하와이음식으로 더울 때 먹기에 적당하다고. 그래서 좋다고 했습니다. 나이 듦과 상관없이 뭐든 새로운 것, 경험하지 않은 것에 대한 호기심은 여전하니까요.

소량의 밥에 갖은 채소를 썰어 넣고, 참치나 연어 등 취향대로 넣어 비벼먹는 하와이식의 비빔밥(?)입니다. 야채를 씻고, 써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탄단지(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비율이 훌륭한 음식입니다. 덕분에 몇 끼는 땀 흘리지 않고, 편안한 식사를 했습니다.

오성근 객원편집위원  babsangman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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