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일기장 38

팥빙수 가는 일이 하나 더 생겨 만두, 떡볶이는 내가 맡는 수밖에 없다. 하나 같이 많이 달라, 한 개 끼워 달라, 서비스하라 등 애교를 부린다. 귀여운 애걸이다. 그러나 많은 학생에게 공평한 서비스는 어렵다. 정에 약한 나지만 꾹 참고 거절한다. 어쩌다가 허술한 것을 덤으로 주면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다. 어린이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가씨도 아니어서 대하기가 매우 어렵다. 어제는 쥐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아 우는 아이도 있었다. 결국 그 쥐는 잡고 말았지만, 마음은 편치 않다. 이렇듯 손님 대하기가 매우 어렵다. 특히 변덕이 심한 여학생들이라 조그만 일에도 뽀로통한 시기여서 더 그렇다. 우리는 다년간의 경험으로 그런대로 잘 넘긴다. (1988년 사진)

편집: 양성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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