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올 가을엔 소박한 사람을 만나
꾸밈없고 한적한 길을 걷고 싶다
많은 얘기 나누지 않고 걸어도
이어지는 수풀 보며 웃음 짓는
흙 돌멩이 풀들이 뒤섞인 그런 길을
새소리 풀벌레소리 들리는 그런 길을
춤추며 낙하하는 낙엽을 눈여겨보고
머리에 떨어진 잎을 털지 않고 걸으며
알 수 없는 표정 짓는 그를 보고 싶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그림자 밟으며 걷다가
돌아서서 얼굴 마주보며 해맑게 웃고 싶다
미소 짓는 서로의 눈 속에서 자신을 보며
기품이 없어도 멋지지 않아도 좋다
소탈한 그 모습에 심신이 느슨하다
애써 이해를 구하지 않아도 소통되는
부담 없고 가벼운 그런 사람이 그립다
가을은 내 마음도 가을로 물들이나 보다
한 잎 두 잎 쌓여가는 길을 걸을 생각하니
걸림 없고 가을 닮은 그런 사람을 만나
함께 걷다가 길바닥에도 뒹굴고 싶다
편집 : 김태평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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