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촛불에 진심(眞心)인 사람들

 

나는 왜 매주 촛불집회에 가는가?

겨울날씨에 얼음장 같은 아스팔트에 앉아 

깨알같은 눈을 깜박거리며 가녀린 목소리로 '탄핵'을 외치는

개념 넘치는 존경스런 촛불 할머니들을 뵙기 위해서 간다.

아니, 그 할머니들이 못잊어 미안해서 간다.

게을러지는 내 마음을 불러 일으키는 할머니들의 환영이 보여서 간다.

 

건장한 몸체에 정신 멀쩡한 할배들은 무엇이 부족하여

태극기를 흔들며 애국을 왜곡하고 있는가.

그들은 어쩌다가 까막눈, 당달봉사가 되어

한반도 한겨레를 암흑의 구렁텅이로 끌어가고 있는가?

 

참으로 진리와 진실은 밭에 감추인 보석과도 같아서

혜안을 밝히지 못하면 통찰하기 어려운 진신사리이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3%의 염기가 바다의 부패를 막듯

오천만 국민의 2%, 백만의 촛불시민이 

대한민국을 견고히 지키는 최후의 방파제이다.

 

수구극우 기득권 세력은 국민의 입과 눈과 귀를 틀어막으려

이성을 상실하고 광분하며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작금의 현실에서

이제 진실과 사실을 보도해야 할 주류언론은 사망하였다.

인터넷이 순식간에 지구촌의 소식을 지구촌에 뿌리는 놀라운 세상에

대한민국의 진실과 사실은 생매장 되어 

대한민국의 국민은 점차 입과 눈과 귀가 틀어막힌 바보가 되고 있다.

 

나는 왜 촛불집회에 가는가?

광야에서 외치는 선지자의 외침과 같은

촛불연단에서 외치는 발언자들의 진실을 듣고자 간다.

아, 이제는 진실 찾아 삼천리를 헤매야 하는가?

진실이 어둠에 묻히면 어둠이 진실의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그러니 촛불을 들고 나오라, 진실을 밝히러 나오라.

우리 촛불시민은 고단할 지언정 당당하다.

진리를 알면 자유로워 진다고 예수가 가르쳐 주었다.

우리 촛불시민은 힘은 없어도 한없이 자유롭다.

그러니 진리와 진실을 향한 촛불시민으로 행진하다

쓰러진다 해도 아쉬움 없이 떳떳하리라.

하늘의 순국선열님들을 부끄러움 없이 뵈올 수 있다면

그 얼마나 영광 중의 영광이랴. 

유관순 누님이 환한 얼굴로 우리를 맞아 주리라.

안중근 형님이 우리의 어깨를 든든하게 안아 주리라.

 

한반도 반 쪽에서 

아무리, 아무리 호의호식 부귀영화 누리며

천수를 누렸다고 해도, 촛불 한 번 들지 않고

선열들의 얼굴을 어찌 마주 뵈오랴.

나는 지금 가난하여도 그들을 보면 오히려 불쌍하다.

 

2023.11.21. 제66차 촛불대행진에 참여한 '촛불완성연대' 회원들 / 필자사진
2023.11.21. 제66차 촛불대행진에 참여한 '촛불완성연대' 회원들 / 필자사진

 

편집 : 조형식 객원편집위원 

 
    

 

 

조형식 객원편집위원  july2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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