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 나무 -

겨울이 되면 나무는 옷을 벗는다.
자신을 감싸주고 자양분을 만들어주던
이파리를 모두 떨구고, 앙상한 모습 그대로
대자연(大自然) 앞에 선다.

                             그리고는 북풍한설을 그대로 맞으며 동한거(冬寒居)에 들어가                                                                  가부좌를 틀고 때때로 휘파람 염불(念佛)로                                        새봄을 기다리는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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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詩作) 노트

1) 우연히 유튜브에서 어릴적에 부르던 동요 겨울나무를 듣고나서, 가사 내용을 바탕 삼아  나름의 시각으로 '산문시'라는 형식으로 끄적여 보았다.

2) 이 땅, 지구(地球)의 참된 주인이랄 수 있는 식물(植物)의 대표격인 '나무'의 겨우살이를 관찰하다보면, 기생(寄生) 동물의 대표라할 수 있는 '인간과는 무척이나 대비된다는 생각이 든다.
겨울에 들어서면 상록수나 침엽수를 제외한 모든 나무는 대체로 이파리를 떨구어 자신의 몸을 가볍게 만든다. 그러나 인간은 두툼한 옷을 껴입으며, 자신의 몸을 칭칭 감싼 채로 무거운 몸으로 겨우살이에 들어선다.
나무가 대자연 앞에  나목(裸木)으로 홀로 서서 자신을 응시하며 겨울잠과 명상에 들어선다면, 인간은 덕지덕지 나신(裸身)을 꽁꽁 감싸고 쓸데없는 일로 에너지를 낭비하며 겨울을 허송세월로 보낸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나 혼자만의 생각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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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 휴대폰을 검색하다가, 2019년에 겨울나무에 관련하여 기록했던 시 한편을 발견하였다. 이번에 써서 올린 겨울나무를 소재로 한 산문시와 상통하는 내용이기에 덧붙여 본다.)

  ~ 제목 : 겨울나무(2)           

나무는 추워지면 옷을 벗는다.
, 여름에 무성해진 가지와 잎을 떨궈버린다.
눈이 시리게 파란 겨울하늘을 배경으로
우뚝 자신의 정체를 드러낸다.

본래의 모습을 회복하고 그 자리에 서서,
매서운 북풍 한설을 온몸으로 맞으며
자기 자신을 사유하는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
어디에서 왔으며, 어느 곳으로 가고 있는가?'

나무는 말하자면,
대지에 뿌리박고 늘 한자리에 서서
하늘과 바람과 별과 대화하는 철학자라고나 할까?   (2019. 12.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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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요 ~ ' 겨울나무' (이원수 동시, 정세문 작곡)
(동영상 감상)

 

편집 : 허익배  객원편집위원

허익배 객원편집위원  21hi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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