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련가? 늦가을인가?
봄이 오련가? 늦가을인가?

 

새벽길을 걷는다

먼동이 트기 전

검은 하늘엔 별이 빛나고

얼굴을 스치는 차가운 눈바람

정처 없이 흐르는 흰 구름 먹구름

이 아침에도 변함없이 건강하게

산책 할 수 있는 맘과 몸이 고맙다

 

다시 하늘을 보고 먼 산을 본다

옹기종기 모여 사는 사람들 집에서

새어나오는 희미한 불빛들을 본다

가끔 들려오는 멍멍 꼬끼오 꽥꽥

삶의 동반자 생명들 소리도 듣는다

그리고 땅을 딛고 걷고 있는 나를 본다

마음이 툭 트이고 가슴이 시원하다

 

길을 걷다 보면 문득문득

불현듯이 누군가가 생각난다

생각난다 함은 그립다는 거겠지

그리움은 보고 싶다는 것

보고 싶으면 만나야하지 않겠는가

기별 없이 불시에 그의 문을 두드리고 싶다

침략자에 놀라는 그의 토끼 눈 기쁨은 두세 배

산책 내내 끝없는 상사몽에 빠진다

간만네 눈이, 소량이지만. 적막하고 고요한 밤길이 좋다.
간만네 눈이, 소량이지만. 적막하고 고요한 밤길이 좋다.

 

편집 : 김태평 객원편집위원

김태평 객원편집위원  tpkkim@hanmail.net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저작권자 © 한겨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