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과 상식을 회복하려면 특검법 재의결 되어야

새해를 맞이하고 일주일이 지났다. 일주일새 나라를 흔들만한 사건이 이어지고 있다. 2일에는 현 대통령과 대선에서 경쟁을 펼쳤던 야당대표가 피습당하는 사건이 일어나서 목숨을 일을 뻔했다. 이어서 5일에는 대통령이 부인의 주가조작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과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을 거부권 행사하였다. 둘 다 상식적으로 생각하기 힘든 일이다. 이런 엄청난 일이 새해 벽두에서부터 일어나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를 하기가 민망해졌다.

불행하게도 우리나라에서 대통령 후보가 선거 기간 중에 사망한 일은 두 번이나 있었다. 한 명은 1956년 이승만과 경쟁하다 비내리는 호남선 기차에서 서거한 민주당 대통령 후보 신익희이다. 또 한 명은 1960년 선거를 한 달 앞둔 215일 미국으로 건너가 수술을 받다가 사망한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조병옥이다. 결국 두 선거 모두 대통령은 이승만이 되었고, 부통령만 선출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런 일이 있고 나서 이승만은 대통령직에서 쫓겨나고, 고국에서 쫓겨났다.

야당 대통령 후보를 살해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박정희는 경쟁자였던 김대중 후보를 교통사고를 위장해 살해하려 하고, 일본해역에서 수장시키려 하였다. 결국 박정희는 부하의 총탄에 쓰러졌다. 그런 어마어마한 사건이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이야기이다. 그렇다고 이번 사건이 현직 대통령과 관련된다는 얘기는 결코 아니다. 그런 불행한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하는 얘기다. 그러더라도 한나라의 지도자가 국민을 갈라치기해서 싸우게 만드는 증오조장은 그만 두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대통령 거부권 행사는 어떤가. 윤석열 대통령은 채 2년이 안된 기간에 거부권을 6번이나 행사하였다. 이승만은 거부권 행사를 무려 45번이나 했지만, 그 이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점차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추세인데 이번 정부에서는 큰 폭으로 늘었다. 더욱이 이번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한 특검은 대통령의 가족과 관련되어 있다. 대통령이 자신의 가족이나 친인척을 위해 대통령의 권한을 남용한다면 지도자로서의 권위는 사라졌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게다가 윤석열 대통령은 이전에 특검을 기피하는 자가 범인이다. 범죄를 저지르면 수사받고 조사받고 재판받는 게 당연하다. 그게 공정이고 상식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으니 스스로의 행동이 불공정하고 상식에 벗어남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공정성은 지도자의 중요한 덕목이다. 그런데 대통령 스스로 공정성을 깨뜨렸으니 이제 대통령으로서 영()을 세우기가 힘들어지지 않겠는가. 여러 여론 조사에서도 쌍특검의 필요성에 대해 과반을 훨씬 넘는 국민이 찬성을 하고 있다.

대통령이 쌍특검 법안을 거부권 행사했으니 국회는 이 법을 재의하여야 한다. 그러려면 200명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쌍특검법을 통과시킬 때 181명의 찬성으로 통과되었으니 19명의 추가 동의가 필요하다. 국민의힘이 112명 의원 중에서 누군가는 동의를 해주어야 한다. 그들 중에 공정과 상식이 있는 의원이 있다면 통과될 수도 있을 것이다. 국회의원들이 국민들에게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할 수 있으려면 어떤 선택을 해야할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길 바란다.

편집 : 이현종 객원편집위원

이현종 객원편집위원  hhjj5599@hanmail.net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저작권자 © 한겨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