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왔습니다!
봄이 왔어요.
우리 모두의 어머니 대지께서
포근한 온기로 만물을 덥혀주시니
생명의 싹들이 돋아나고 있습니다.
설 쇠고 산책길을 나섰는데
집 주위 이곳저곳에
이미 봄이 와 있지 뭡니까?
얼마나 신기하고 놀랍든지...
나만 몰랐을까요?
그러고 보니
바람이 유난히 훈훈하였습니다.
잠자던 싹들이
살랑살랑 봄바람을 맞이하더니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더는 기다릴 수 없다면서
얼굴을 쑥 내민 것입니다.
‘나 여기 있다’ 하면서요.
싱그럽고 귀여운 그 모습
어찌 반갑고 기쁘지 않겠습니까?
두 팔 벌려 온 가슴으로 힘껏 안았습니다.
으스러지도록 말입니다.
하지만 다치지 않게 살포시
아~ 이 기쁨 이 환희
하늘도 동조하니 새파랗고
구름도 나래 펴서 두둥실 떠가고
바람도 훈풍을 내뿜었습니다.
강아지들도 더는 못 참겠다고
겨울 집을 박차고 떼로 나와서
노래하고 춤추지 않습니까?
어찌나 큰 소리로 노래하는지
나는 깜짝 놀라 뒷걸음질 쳤습니다.
땅을 뚫고 살갗을 틔우며
손과 머리를 내미는 풀·나무들
봄은 만물을 환생케 하나 봅니다.
나도 그들처럼 새살이 돋아나는 양
온몸이 근질근질 뻑적지근한 걸 보니
우리들은 분명 일체가 아닌가 합니다.
편집 : 김태평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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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평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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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처녀를 맞이하는 김형의 마음을 생각하며, 이은상 시조에 홍난파 작곡의 '봄처녀'를 흥얼거려 봅니다.
~ 봄처녀 제 오시네, 새 풀옷을 입으셨네, 하얀 구름 너울 쓰고, 진주 이슬 신으셨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