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 나눔] 박혜정 주주통신원

저는 경기도 양주통신원 박혜정 입니다.

저는 지난 10월22일 경기도 양평에서 역주행 한 차에 정면충돌 교통사고로 3명 사망, 2명부상 당한 박모씨(78)와 한모씨(70) 부부 빈소를 다녀왔습니다.

양평 용담대교에서 사고를 당한 부부는 바로 저희 박씨 집안의 장손이자 전 동양그룹의 부회장이었던 박제윤 씨가 저희 큰집 오빠였기 때문입니다.

저희 할아버지 고향은 이북이셨고, 대지주였던 할아버지는 서당 선생님이기도 하셨는데, 그런 탓에 이북에서는 땅을 많이 가지고 있는 집들은 약탈당하고, 빼앗아가니 안 빼앗기려고 하니까 반동분자 집안이라고 낙인이 찍히고 핍박을 받으니 남쪽으로 내려오셨지요. 오빠도 그곳에서 태어나 1.4후퇴 때 남쪽으로 피난 내려 오셨는데, 판사이셨던 큰아버지는 다시 북으로 끌려가시고, 혼자 남으신 큰어머님이 3남매를 어렵게 키우셨습니다.

큰아버지와 같은 고향 친구인 동양그룹 이양구 회장이 그런 사실을 알고, 서울대 법대를 나와 사법고시 공부하던 오빠를 미국유학을 보내 주셨고, 10년 동안 공부하고 한국에 나온 오빠를 스카우트해 말단부터 시작해 부회장 자리 갈 때까지 회사를 위해 그 누구보다 성실히 일 해왔지요.

대쪽 같은 부모님 밑에서 자란 오빠는 정년퇴직 후 양평에서 가족과 함께 여생을 단란하게 잘 살고 있었습니다. 동양그룹 사태 이 후 심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많이 힘들고 괴로워했을 것입니다.

저를 비롯해 저희 가족과 친척, 지인들은 이렇게 비명에 가신 두 분 소식에 모두 슬픔에 빠져있습니다. 너무 가슴 아픈 일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박혜정 주주통신원  webmaster@han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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