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한 정권 탄핵한 국민의 힘으로 경제민주화까지 이루어내어야

12월 9일은 세계인권선언일이자 대한민국의 정치사에 새로운 혁명의 날로 기록이 될 날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우리나라가 해방의 기쁨에 날뛰고 있을 때, 미소 양국은 자기들의 국익을 위해서 한반도를 두 조각내어 놓고서, 우리나라의 혼란스러움을 보고 비웃으며 조롱하였다. 자기들이 만들어 놓은 이데올로기의 투쟁장을 보면서 쓴웃음을 날리던 그들은 우리나라의 혼란을 보면서

“대한민국에서 민주주의 이루어진다는 것은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이 피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다.”라고 했다든가?

그만큼 우리는 민주주의의 훈련 기회도 없었고, 새로 맞이하는 정치체제에 대한 지식도 경험도 없는 나라이었기에 겪게 된 혼란을 그들은 마음껏 비웃었던 것이다.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이 피기를 기다려?’ 하지만 우리는 충분히 민주주의의 꽃을 피웠다. 아니 전 세계가 놀랄만한 저력을 보이면서 우리의 민주적인 시민정신으로 혁명을 이루어내었다.

우리 역사에 없던 광장민주주의를 만들어 내었고, 그곳에서 성숙한 시민정신으로 우리는 새로운 역사를 써내었다. 100만인파가 몰렸던 광장은 이튿날 아침에 비질을 할 필요가 없을 만큼 깨끗한 광장으로 나타났었고, 그 많은 100만 인파가 몰렸어도 노상방뇨나 폭력시위도 아니었고, 단 한명의 구속자나 위반자도 없이 시위를 마무리 하였다.

1박2일 시위를 기획하였고, 밤새워 노래하고 춤추면서 우리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구호를 외치고, 함성을 질렀다.

세계 어느 나라가 100만 인파가 모였는데, 그것도 정치적인 요구를 하는 정치적 투쟁장이었는데, 단 한 건의 폭력 사태도 없이 평화롭게 그리고 시위대가 오히려 경찰병력을 동정하고 먹을 것을 가져다 주어가면서 시위를 하는 나라가 있겠는가? 당장 현장에서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일단 상대방이고 군사개념으로는 적인 셈이다. 그런데 상대방에게 먹을 것을 가져다주고 수고한다고 어깨를 어루만져주는 나라, 그것이 대한민국이었다.

지난해만 하여도 농민들의 시위를 막겠다고 차벽을 세웠고, 차벽을 헐고 나가겠다는 농민들을 향해서 물대포를 쏘았다. 70대에 가까운 농민이 쓰러져 1년 가까이나 고생을 하다가 끝내 목숨을 잃었다. 그렇게 경찰력으로 시민들을 억압하고, 국가폭력으로 살인을 하는 나라가 우리나라이었다.

그러나 이제 우리나라는 지난날의 잘못을 얼른 깨달아서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는 나라가 되었다.

첫 번째 촛불은 정말 바람의 등불이었다. 여러 지역에서 열리긴 하였지만, 겨우 2만 명 정도의 소수 인원이 나섰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런 촛불은 대통령의 사과를 듣고 더욱 분개하여 나서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양파는 까면 깔수록 부피라도 줄어드는데, 박근혜 게이트는 까면 깔수록 커진다.”는 말이 나올 만큼 날마다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고, 새로운 증거가 튀어 나왔다.

이런 속에서 언론은 까십 거리 삼아서 가지가지를 보도하였고, 시민들은 갈수록 커져가는 의혹에 진저리를 쳤다. 오죽했으면 그들의 피켓은 “이것이 나라냐?” 이었다. 나라가 아닌 상태라는 것이다. 나라답게 운영이 되지 않고 조폭수준의 정치를 하고 있었다는 질타가 쏟아졌다.

그리하여 겨우 2만 명이 모이던 촛불 집회는 바람에 꺼지기는커녕 들불로 번져서 20만으로 100만으로 130만이 되고, 190만이 되었다가 230만을 넘기는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언론에서는 ‘성난 민심 광장에 서다’라고 하였지만, 시위대는 정말 평화시위를 운영하였다. 질서 있게 깨끗하게 폭력을 부르지 않게 시위가 이어졌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은 정말 축제장처럼 노래하고, 무대 위의 연예인들과 어우러져 춤도 추었다. 그래서 꼴통들은 그들의 SNS계정에서 "성난 민심? 춤추고 노래하는 사람들이 성난 민심이라고?"라는 타이틀을 뽑기까지 하였다.

그러나 그런 말에 개의치 않고 시민들은 평화시위를 부르짖으며 소란스럽지만 질서 있고, 많은 사람들이 모였지만, 깨끗하게 뒷처리까지 하는 모범을 보이므로 해서 더 이상 국가 권력이 나서서 개입하거나 억압을 하려는 의도를 갖지 못하게 만들었다.

차벽으로 차단을 하니까 차를 밀어내려 하지 않고 오히려 꽃그림을 가져다붙여 꽃벽으로 만들었다. 그것도 전경들 고생한다고 시위가 끝나고선 깨끗하게 제거를 해주었다. 폭력을 부를만한 일을 보면 시위대가 나서서 말렸다. 경찰차 위에 올라선 젊은이를 향하여 “내려와!” “내려와!“ 연호하여 혹시 빚어질 충돌을 피하게 하였다. 전경의 방패를 빼앗는 순간 이것 본 시민들은 ”돌려 줘!, “돌려 줘!”를 연창하여 서로 충돌이 일어나지 않게 막아내었다.

어느 한 사람의 선창은 곧장 광장의 한 목소리를 만들어 내었고, 100만 시민들은 한마음 한 뜻이 되어서 마치 하나의 유기체인양 꿈틀거리며 민달팽이처럼 움직여 나갔다. 약속하지 않은 구호이지만 시민들은 한마음이 되어 맞추어나갔다.

아무리 보아도 누군가가 ‘선창을 하면 이렇게 따라 합시다.’라고 한 적이 없는데도 “박근혜는”이라고 하면 “퇴진하라!”라고 받고, “박근혜를”하면 이번에는 “구속하라!” 라고 응답을 하였다.

결코 누가 가르친 것도 앞장을 서서 이끌어 내는 것도 아니었다. 다만 같은 광장에 섰다는 동질감만으로도 이렇게 한 몸뚱이처럼 목소리가 나오고, 움직임이 하나로 되어 간다는 것이 신기하고 이상할 정도이었다.

‘쓰레기통’으로 비유하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이제 이렇게 찬란하게 꽃을 피웠다. 온 광장을 채우고 온 시내를 울리면서 온 세계를 향하여 “‘우리는 이렇게 광장 민주주의를 이루어 내었노라.”고 외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하여 국민을 외면하고 엉뚱한 사람들에게만 특혜를 주는 부패한 권력의 핵심부를 도려내기 위한 투쟁에서 마침내 승리의 기쁨을 안게 되었다.

이런 국민의 힘으로 이제는 부패한 정권을 이용하여 부를 축적해가는 부정한 재벌들까지도 개혁하라는 엄한 심판의 칼날을 들이대어야 한다. 바로 이들이 부패한 정권을 만들고, 짝짜꿍하여 나라를 망치고 국민들을 착취하는 잘못된 관행은 세력이기 때문에 바로 잡아야 하는 것이다.

이젠 경제민주화를 세워나가야 한다. 국민의 손으로 정치를 민주화시켰으면, 이젠 경제적인 민주화를 이룩하지 않으면 진정한 민주주의가 자리 잡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진정한 민주주의는 국민들의 인권이 보장되고 사람다운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게 제도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경제적인 힘으로 다른 사람을 옥죄이고, 다른 사람을 종처럼 부리는 것을 막아주어야 한다. 진정한 민주주의의 승리하는 그날은 바로 이러한 경제민주주의가 제도화 되어서 모든 국민의 삶이 사람답게 유지될 수 있는 사회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편집 : 김미경 객원편집위원

 

 

김선태 주주통신원  ksuntae@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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