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진실을 알린 독일의 한 기자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택시운전사>가 지난 20일 개봉한 후 1000만 관객을 넘자 당시 광주의 참혹한 현장을 담으려 목숨을 걸었던 박화강 전 <한겨레> 기자가 새삼 주목 받고 있다. 박 기자는 당시 <전남매일>(지금의 광주일보) 기자였다. 

<한국기자협회보>는 22일 인터뷰 기사(아래 링크)에서 박 기자가 광주의 참상을 알리기 위해 신군부의 검열을 거부하고 편집국 회의에서 주도적으로 20일치(1980년5월) 신문의 검열 거부를 결의하고 1면 머리기사를 썼다고 소개했다. 회사 임원들의 방해로 그날 신문을 발행하지 못했고 그 해 8월 강제 해직되었다. 그 후 그는 보안사찰 대상 민간인으로 어려운 생활을 하던 중 국민주 신문 <한겨레> 창간위원으로 참여했다. 한겨레는 75년, 80년 군부독재 정권의 잘못을 고발하다가 거리로 내몰린 신문과 방송 기자와 직원들이 주도해 국민 모금으로 1988년 5월 창간했다.

창간 이후 한겨레 광주 전남 지역 기자로 일하다가 2004년 회사 경영이 어려워지자 정년 1년 앞두고 “배는 뒤뚱거리는데, 그물 던질 힘없는 어부가 남아 있어 무엇하랴"라며 동료들에게 이메일 편지를 남기고 정든 회사를 떠났다. 이 편지를 읽은 회사 동료들은 안타까움과 선배의 사랑에 한동안 펑펑 울었다. 

신문 독자 감소와 미디어 환경 변화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오늘, 당시 한겨레를 떠난 뒤 한 언론 인터뷰에서 한 말이 마음을 흔든다. "지금 빈 들판에 서있는 내 모습은 모진 겨울바람을 맞고 서있는 한겨레신문의 모습입니다. 민주화를 갈망하던 국민들이 한겨레를 창간했듯, 세상을 바꾸자고 열망하는 국민들이 울고 있는 한겨레의 눈물을 닦아주어야 할 때입니다." 

[관련 기사 보기1] 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42380   
[관련 기사 보기2]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28&aid=0000088524

이동구 에디터  do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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