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광탄면 부흥로 242번지에 위치한 ‘벽초지문화수목원’은 강북에서 차로 1시간 반이면 다녀올 수 있다. ‘벽초지문화수목원’은 1996년 착공해서 10년 만인 2005년 개원했다. 약 3만6천 평에 보유식물이 1400종을 넘는다.

‘벽초지문화수목원’ 대표는 박정원(70세)씨다. 박정원씨는 왜 이런 수목원을 설립했을까?

잘나가던 사업가였던 그는 IMF로 회사가 부도나면서 가지고 있던 재산을 다 잃었다. 실의에 빠져있을 때 선배 부탁으로 농장을 운영하다가 식물과 나무에 마음을 빼앗겼다. 주변 농장을 사들이고 전국을 다니면서 소나무와 돌을 수집해서 10년 만에 완공했다고 한다.

벽초지문화수목원은 크게 네영역으로 나뉜다. 수목원 이름과 같은 연못인 벽초지, 각종 조각상과 소나무가 어우러진 유럽식 정원 캐슬 가든, 아기자기한 꽃들과 소나무가 어우러진 퀸즈 가든 그리고 소나무로 둘러싸인 시원한 잔디광장인 헤븐스 스퀘어다.

벽초지문화수목원은 어딜 가도 소나무가 많다. 1000그루가 넘는다고 한다. 특이한 소나무도 많다. 전체적으로 모든 곳이 소나무로 둘러져있다. 가을하늘이 너무나 깨끗해서 소나무를 넣어 찍어 보았다.  

벽초지란 말은 푸를 碧, 풀 草, 연못 池에서 왔다. 벽초지에 들어서면 왜 이 연못 이름이 벽초지라 하는지 바로 알 수 있다. 푸르고 맑은 하늘 아래 각종 수생식물들이 연못을 풍성하게 해준다. 작은 정자 파련정도 있고 인공폭포인 벽초폭포도 있다. 3000평에 60여종의 수생식물이 자라고 있다고 한다. 벽초지를 둘러싼 길은 나무가 터널을 이룬 길이다. 버드나무가 하늘을 가린 버들길은 깊은 숲속에 온 기분이 들고, 헤븐스 스퀘어와 벽초지 사이 장수주목 터널길도 멋지다. 

1500평 녹지에 조성된 유럽식 정원 캐슬 가든에는 비너스, 아기천사 등 40여점의 대리석 조각품, 2개의 분수대, 여러 꽃들로 꾸며진 꽃밭과 정원 전체를 둘러싼 소나무 숲이 탁 트인 경관을 뽐내고 있다.

▲ 중앙분수대
▲ 스핀스톤 분수대
▲ 나무에 살짝 가을빛이 들었다.

퀸즈 가든은 계절에 따라 피는 꽃들과 크고 작은 나무, 바위로 장식된 예쁜 정원이다. 지금은 구절초와 작은 국화로 덮여 있다. 

‘벽초지문화수목원’에서는 사계절마다 축제가 열린다. 4월과 5월에는 튤립축제, 6월과 8월에는 알뿌리 축제, 10월과 11월에는 국화 단풍축제가 열린다. 꽃이 잠을 자는 11월에서 3월까지는 빛으로 꽃을 만든 빛꽃 축제가 열린다. 올 가을에는 9월 30일부터 11월 5일까지 "향기를 기억하다"란 제목으로 국화축제가 열린다 한다.

드넓은 3만6천 평 평지에 펼쳐진 '벽초지문화수목원'은 대부분 인간이 조성한 수목원인 만큼 인위적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런데 그리 거북함을 느끼진 않았다. 대체적으로 편안했다. 방문시기가 가을 축제가 시작되기 전이라 복잡하지 않았고 워낙 많은 식물들이 심어져 있어서 그렇게 느꼈을 거다. 또한 관람객을 위해 중간중간 휴식을 위한 의자들이 욕심없이 놓여있어 편안하다 느꼈을 수도 있겠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돗자리와 도시락 반입이 금지되었다는 거다. 도시락이야 식당운영을 위해 어쩔 수 없다고 쳐도... 돗자리는 좀 너무하다 싶다. 소나무로 둘러싸인 넓은 잔디광장에 돗자리를 펴고 편하게 누워, 책도 보다 잠도 자다 하늘도 보다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아이들도 편하게 막 뛰어다닐 수 있고 참 자연스러운 모습들이 연출될 수 있었을 텐데...

아, 그리고 또 한가지... 정원 이름이 마음에 안 든다. 벽초지를 뺀 세 곳이 영어이름이다. 유럽식 정원인 캐슬 가든부터 퀸스 가든과 헤븐스 스퀘어, 셋 다 재미없다. 과하기도 하고 진부하기도 하다. '한겨레:온' 양성숙 편집위원에게 작명을 맡겼으면 멋진 이름을 선사했을 텐데...

▲ 마지막으로 껌딱지 부부 모습 ㅎㅎㅎ

편집 : 박효삼 편집위원

김미경 편집위원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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