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30주년에 부쳐

나의 한겨레 김태평 객원편집위원l승인2018.04.12l수정2018.04.14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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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는 창간 당시에 운명과 불변의 사명이 주어졌다. 신문다운 신문, 언론다운 언론이 되어 나라다운 나라를 세우고 한민족, 한겨레, 한 국가의 밑거름이 되라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한겨레신문을 보면 한민족, 한나라, 한국민이 연상된다. 그 틀 안에 가치와 권익도 추구해야 함을 암시한다. 즉 이것이 한겨레의 운명과 사명이며 지향해야 할 목표인 것이다.

▲ 사진출처 : 한겨레신문 창간 발기인대회

차별화된 언론, 바르고 정직한 신문, 최고의 언론, 종합정보지로서의 한겨레는 그다음이다. 물론 흑자경영도 차 순위이다. 애초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래야 되리라. 이는 포기할 수 없는 한겨레 정신이고 최고가치이기 때문이다.

어중간한 신문이 되지 말아야 한다. 한겨레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신문이 아니다. 반드시, 꼭 있어야 할 신문이다. 세태와 적당히 타협하거나 시류에 영합하면서 그저 그럴듯한 매체로 안주하는 신문이 아니다. 소위 누이(임직원) 좋고 매부(주주) 좋아서는 안 된다. 그런 신문은 널려 있다. 그러기 위해 창간하지 않았고 위험을 무릅쓰고 창간에 동참하지 않았다. 이는 어떤 난관에도 고유 가치를 지켜야 할 이유이다. 또한 그래야 살고 그게 한겨레신문이다.

▲ 사진출처 : '한겨레신문의 주인이 됩시다' 절박한 모금 광고

한겨레재단은 사사로운 이권을 챙기는 언론이 아니다. 한겨레재단 > 공익공립재단 > 사익사립재단으로 최상위에 위치함을 알아야 한다. 존재는 스스로에 의해 지켜질 때 빛나고 위엄이 있다. 그래야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언론이 되고, 어떤 내외의 힘에도 굴복하지 않을 수 있다. 그리되면 당연히 주주와 독자들도 함께 하면서 한겨레를 지킬 것이다.

억지에 못 이겨 무엇을 하지 말고, 스스로 족쇄를 채우지 말아야 한다. 조금 나은 경영환경을 위해 권력과 자본에 굽히지 말라는 것이다. 억지춘향이 되지 말고 한겨레의 양심을 잃지 말라는 것이다. 심지어 독자와 주주에게까지도 그래야 한다. 그러면 끝장이다. 그래야 된다면 차라리 폐간이 옳다. 일부러 무엇을 하면 더 잘못되고 왜곡된다. 바른 방향을 잃는다.

▲ 사진출처 : 민주화와 언론자유를 기치로 국민들께 주주동참을 호소하다.

언론은 세태와 세황을 그대로 전해야 한다. 있는 그대로, 본 그대로, 들은 그대로 보도하는 것이다. 가감해서는 안 된다. 판단은 독자의 몫이다. 그대로 보도하면 족하다. 그것이 바로 언론에 대한 독자들의 목마름이다. 국민과 독자가 원하는 것을 행하면 된다. 언론사 주관에서 뭔가를 의도하면 본질이 흐려진다. 그를 위해 각색이나 계도하면 더 어그러진다. 그대로 보도하는 것이 아름답고 멋지다. 사실은 진실이 되고 진실은 영구히 빛난다.

그게 한겨레의 탄생연유이고 배경이다. 얼마나 많은 희생이 바탕 되었는가. 이를 잊거나 무시하지 마라. 독자와 주주 그리고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창간시대는 민족과 겨레의 혼이 숨 쉬는 언론이 되라고 명했다. 애국과 애민이란 결국 한민족이 한나라에서 잘 어울려 사는 것이기 때문이다.

▲ 사진출처 : 한겨레신문 창간기금 50억원이 완료되다.

한겨레도 기업측면에서 보면 흑자경영이 제1경영방침일 수 있다. 평범한 기업이라면 바람직하고 당연하다. 자본주의에서는 돈이 권력이고 힘이며 기업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돈과 물질이 있는 곳은 반드시 부패를 동반한다. 언론에 돈이 더해지면 사실과 현실을 왜곡하고 본궤도를 이탈한다. 모든 현상을 자사의 권익에 짜 맞추고 창간정신은 안중에서 없어진다. 물질이 썩으면 버리듯이 결국 부패한 언론은 독자들이 외면하고 버림을 받는다. 언론이 돈을 가까이하면 어찌 되는지 명확하다. 하나의 언론에 그치지 않고 국민을 절망시키며 나라를 패망케 한다. 예외는 없다. 조∙중∙동을 보면 안다. 한겨레가 그리되어서는 안 된다. 주주와 독자 및 국민들이 지켜 보고 있다.

한겨레는 흑자경영을 목표로 창간하지 않았다. 돈을 벌기위한 적합한 투자처도 아니다. 익히 아는 사실이고 그를 위해 투자하지도 않았다. 1987~8년 은행 장기복리저축에만 가입했어도 수배에서 수십배가 되었다. 돈의 시각으로 경영하지 말아야 한다. 한겨레의 가치추락은 물론 쇠락의 길이다. 돈과 물질을 위해 한겨레를 창간하지 않았고 주주도 투자하지 않았다. 사람답게 대우받고 살맛 나는 세상을 만드는데, 조금이나마 기여한다는 자부심에서 동참했다. 돈과 물질을 내세운다면 한겨레와 주주를 욕되게 하는 것이다. 

▲ 사진출처 : 동서고금 유사 이래 최초의 국민주 신문, 한겨레 창간호.

한겨레는 맑고 투명해야 한다. 있는 그대로의 보도가 그것이다. 그래야 본래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 30년 전에 창간에 참여했던 모든 분들이, 현 임직원들에게 위임한 사명이다. 송건호선생을 비롯한 선각자들께서 한겨레의 초석인 바위와 심장에 새기고 가셨다. 잊지 말아야 한다. 동서고금 유사 이래 그 전례가 없는 국민주 신문이 왜 창간되었는가? 군사정부의 사찰과 위협 등을 감수하며 왜 동참했겠는가? 평범한 소시민들이 참여하지 않았다. 그분들은 의식이 깨어 있었다.

단순히 돈 몇 푼이 아니었다.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 때문이었다. 그만큼 참다운 언론등장이 절박했다. 한겨레신문을 통해 현장을 보고 귀로 듣기를 바랐다. 언론이 국가를 어떻게 난도질하고 국민의 가슴을 얼마나 아프게 하는지를 절감했기 때문이다. 그 결론이 한겨레신문이다. 뿌리 깊은 나무는 세찬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깊은 물은 소리 없이 흐르듯이 참된 언론은 세류와 세풍에 무관하다. 한겨레가 그래야 한다. 이 점을 잊지 않아야 한다. 더 나아가 한겨레가 남북평화통일의 밑거름이 되고 민족번영의 초석이 되기를 간구한다.

편집 : 안지애 편집위원, 심창식 부에디터

김태평 객원편집위원  tpk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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