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를 통해 보는 역사의 창

심창식 편집위원l승인2019.03.11l수정2019.03.11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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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라는 이름 탓일까? 혹시 나만 그런 걸까? '한겨레' 신문을 대할 때 우리 민족과 한겨레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한겨레' 신문을 보게 되는 이상한 듯 이상하지 않은 '증상' 말이다.

오늘 3월11일자 신문을 들여다본다. 나만 알기에는 아까운 기사들이 있다. 그냥 읽고 버리기에는 아까운 기사들, 더 가까이 두고 기억하고 싶은 기사들이다. 

이종석 칼럼 :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885311.html

한겨레 칼럼은 늘 그렇듯이 버릴 게 없다. 버릴 게 없는 정도가 아니라 두고두고 곱씹어야 할 내용들이다. 오늘자 이종석 칼럼도 그렇다. 칼럼은 혹시나 김정은이 벌일지도 모를 도발적 행동에 대한 염려로 가득하다. 북한이 "인공위성을 포함한 장거리 로켓발사와 같은 무모한 도발을 할 것 같지는 않다"며 북한에 대한 신뢰를 표하는 한편 북한이 실제로 도발 카드를 만지작거린다면 이를 당장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전 통일부 장관의 칼럼이기에 예사롭지 않게 들린다. 칼럼은 북미간 타협안으로' 준 빅딜'을 제시하면서 북한이 미국 조야를 돌파할 정도의 의미 있는 비핵화조치를 내놓아야 제재완화도 가능할 것임을 지적한다.

▲ 지난 3월5일 2차 북-미 정상회담 등을 마치고 평양에 도착한 김정은 북한 국무 위원장. 연합뉴스.

<세계의 창>에서는 진징이 베이징대 교수의 북미간 대화 결렬에 대한 진단이 실려 있다. '하노이 케이크는 왜 사라졌을까'. 하노이에서 트럼프의 결단에 미친 결정적 요소는 '단기적으로는 코언청문회이지만 중기적으로는 내년 미국 대선정국까지 북핵문제를 끌고가야 하는 필요성이 있었다'는 지적은 날카롭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관리들이 가장 걱정스러워했던 것이 '주한미군'이었다는 지적도 흥미롭다.

미국의 냉전 정략가들의 입장에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으로 주한미군을 철수하게 되면 동아시아 전략을 포기하게 되는 결과가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진징이 교수는 중국인답게 미중관계를 걱정하고 있다. 중국이 미국에 협조해서 사상 초유의 대북제재에 효력을 본 이후, 곧바로 사상 초유의 중-미 무역전쟁을 벌였다는 것이다. 그 뒤를 이어 남중국해 문제, 대만 문제, 티베트 문제, 신장 문제, 인권 문제와 같은 민감한 문제들이 줄을 이을 것을 염려한다. 베이징대 교수의 글을 통해 트럼프 앞에서 초라해진 중국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  2월28일 2차 북-미 회담을 끝내고 백악관에 온 도널드 트럼프 미 국 대통령. 연합뉴스.

<오피니언>에서 박현 신문콘텐츠부문장의 '워싱톤의 외교 작동방식과 한반도'는 트럼프의 머릿속을 들여다보게 하는 식견 있는 글이다. '백악관이 대외정책에 있어서 미국 내 여론 동향에 매우 민감하다'는 것은 늘 기억해야 하는 상식이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무산된 이유가 뮬러 특검이 하는 초대형 이슈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박현 부문장의 견해에 동감한다. 또한 '한반도 정책에 대한 미국 내 매파적 시각을 완화하거나 우호적으로 바꾸는 작업이 중요하며, 미 의회와 싱크탱크, 언론 등 여론 주도층을 대상으로 한 설득 작업에 적극 나서야'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트럼프가 여론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지만 여론 동향 자체에는 무척 민감하게 영향을 받고 신경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김영배 논설위원의 유레카 :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885299.html

오늘자 한겨레의 생각거리는 김영배 논설위원의 <유레카>이다. 중국 경제의 '민스키 모멘트'에 대한 글. 민스키 모멘트는 금융위기의 시발점을 의미하는 용어이다. 슘페터의 제자인 민스키는 '금융불안정성 가설'을 제기한 주인공이다. 1998년 러시아 채무위기를 설명하면서 '민스키 모멘트'라는 말을 쓰게 되었다. 국제금융센터의 '3월 국제금융시장 동향' 자료에서 중국 경제의 민스키 모멘트 진입 가능성을 거론했다. 근거가 없는 것도 아니다. 중국의 기업부채 규모가 2008년 4.5조 달러에서 2018년 20조 달러로 대폭 증가했다. 회사채 디폴트 규모도 4배 늘었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중국의 금융위기는 언젠가는 닥칠 것이다. 중국이 금융위기에 처하게 되면 그 여파는 어디까지일까? 한국 경제는? 북한은? 걱정이 한도 끝도 없다.

한겨레 기사를 접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북미중의 화두를 정리해본다.

트럼프는 뮬러 특검과 내년 대선이 핵심적인 화두이다. 김정은은 제재완화와 텅 비워가고 있는 당의 금고가 화두이고, 시진핑은 미중 무역분쟁이 화두이다. 북미간의 표면적인 당면과제는 비핵화지만, 수면 밑으로는 각자 어려운 상황을 돌파해야 하는 국내 과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는 것이다. 북미 협상의 미래는 각자가 처한 국내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가에 달려있기 때문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편집 : 안지애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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