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는 수령이 550년인 은행나무가 있다. 서울특별시 보호수 제 1호로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라고 한다. 은행나무를 옆에 두고 공원이 있다. 북한산 자락을 끼고 있는 공원이라 좀 후미진 곳에 있다는 것이 한 가지 흠이라면 흠일까? 연못과 정자, 시원한 금강 소나무, 아기자기한 꽃나무들, 그리고 거대한 은행나무까지 서로 독립된 공간을 주면서 예쁘게 잘 꾸며 놓았다. 무엇보다도 공기가 맑고 신선하다. 평소에도 저녁에 가면 사람이 많이 없었는데 코로나19로 외출을 자제하는지 더 뜨문뜨문이라 한적한 분위기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그제는 올해 지구와 달이 가장 가까운 날이란다. 베란다에서 수퍼문을 구경했다. 베란다 화분걸이에 활짝 핀 제라늄을 넣고 달을 찍었는데 멀리 보이는 달이 수퍼문 느낌이 나지 않는다.

어제는 하루 지났지만 공원에서 보는 달이 궁금했다. 은행나무에 걸린 달은 어떤 모습일까. 아무래도 휴대폰으로 찍으니 보는 것만큼 느낌이 나지 않는다. 그래도 집에 와서 잘 잘라보니 그런 대로 수퍼문 같다.

저 달처럼 4.15 총선이 지나면 우리 마음에도 희망이 가득한 달이 두둥실 떠올랐으면 좋겠다.

 

편집 : 양성숙 객원편집위원

김미경 편집위원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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