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페와 고궁 미술관을 걸었지

돌연 가족과 함께 이민을 떠났다가 잠시 귀국하면서 격리 15일을 마치고 우리들의 품으로 돌아왔다.

이건 분명히 친동생이 돌아온 듯 K형, S형과 함께 인사동과 삼청동길을 휩쓸며–그동안 K형이 닦아 놓은 길을 따라–살아가는 진솔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정말 가난했던 이야기와 부모님의 채찍과 아픔을 기억할 수 있는 데까지, 오늘 영화 한 편을 각색해 듣고 있는 우리들은 분명 세대 차이가 확연하지만, 엊그제 같은 아픔을 노래하였다.

팥빙수가 맛있는 집을 드나들고, 그동안의 지친 몸들을 치유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우리는 한겨레에서 만나 많은 일과 많은 사연을 거쳐 다듬어져 있는–어디에서 만나도 뜨거운 포옹을 할 수 있는 인연들이라 개의치 않는다.

잘하면 도미 전에 한 번쯤 더 재회할 수 있을 거라는 약속을 하고, 우리는 이렇게 익어가면서 월요일 닫힌 현대미술관을 거닐며 헤어졌다.

편집 : 김동호 편집위원
최호진 주주통신원  chj1959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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