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하구, 소통공간으로 회복하자

김영애 주주통신원l승인2020.07.29l수정2020.08.02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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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27일 정전협정 67주기를 맞아 아침부터 “탈북자의 월북”이라는 다소 생소한 뉴스를 접하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 날은 6.25 70주년을 맞이한 올해 종전을 선포하고 평화협정을 견인하기 위해 전국에서 여성들이 한강하구 여성평화걷기를 위해 교동도로 오기로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강화군청의 요청으로 교동대교걷기와 지석리 망향대에서의 행사를 축소하여 진행하였다.

우중이었지만 여성들은 새벽부터 각자 개별적으로 편승하여 교동도에 입도하였다. 가급적 마을과 거리를 두고 안전지역인 화개산 등반과 난정리 철책에서 북한마을을 조망하여 걸을 수 있었다. 이날 강화도와 교동도는 한강하구 하수로를 통해 월북한 탈북자의 뉴스로 순찰차가 낯선사람들의 행동을 집중 관찰하는 긴장된 상황이 계속되었다.

여성들은 한강하구의 진입을 막은 유엔사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될 수 있는 대로 사람들의 시선이 멀리 벗어난 난정리 저수지 뚝방에서 그동안 준비한 몸자보를 두르고 “Get your hands off Korea! (미국은 손 떼라!)" 깜짝 시위를 하였다. 이날 여성들은 인적이 없는 곳으로 가서 쫓겨가서 우리의 주장을 마음껏 펼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일부 여성들이 망향대로 향하여 준비된 종전선언문을 낭독하며 나름 7.27 정전협정일의 의미를 살렸다.

▲ 여성평화걷기ㅡ한국에서 손떼라 (Get your hands off Korea)

한편, 인천시민단체들이 추진한 2020년 한강하구 평화의 배 띄우기는 한강하구가 아닌 육지로 가서 더 많은 시민들과 함께 한강하구 중립수역 항행 문제를 확산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평화의 배는 광화문에서, 김포 전류리로, 교동대교 입구를 경유하며 고려때 고종이 강화도로 천도하며 첫발을 디딘 승천포에서 평화음악회로 닻을 내려놓았다. 정전협정일인 7월 27일 이날은 2005년부터 2019년까지 한강하구 중립수역에 쌍방의 민간선박의 항행을 개방하고 있는 정전협정 1조5항의 협정문을 토대로 시민들과 함께 6회째 평화의 배를 띄워 왔다.

이 평화행사는 2007년 3회째 평화의 배 띄우기 후에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10.4선언, 즉 한강하구 남북공동이용방안이라는 결실을 가져왔고, 10년 후에 재개 된 제5회 평화의 배 띄우기는 2018년 남북정상회담 9.19선언에 한강하구 남북수로조사라는 상당히 진전된 합의를 이끌어 내었다.

세대교체를 위해 2020년 올해부터 평화의 배 띄우기 행사를 추진하게 된 인천시민단체들은 중립수역 진입을 실제적으로 허락하지 않고 있는 국방부와 유엔사의 벽을 넘기 위해 이른 봄부터 치밀한 준비를 해오고 있었다.

7월 9일 “한강하구 중립수역 평화의 바다로” 라는 주제로 국회토론회를 거치며 전문가들을 통해 쌍방의 민간선박의 항행을 개방하고 있는 한강하구 중립수역이 개방되지 않고 있는 이유를 분석하고 통일부, 국방부, 해양수산부의 한강하구 남북 공동이용방안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고 강화와 교동도 지역주민들의 고충도 경청하였다.

교동도 주민을 대표한 방재희 어르신은 “철책에 둘러싸여 있는 교동도주민은 섬 속의 섬에 갇혀 사는 느낌이다” 라고 운을 띄웠다. “강 건너 북한주민들은 자유롭게 그물을 치고 어린이들도 나와서 물놀이를 하고 있지만, 자유국가인 우리 측은 오히려 겹겹이 둘러싸인 철책에 갇혀 집 앞에 있는 물가에서 숭어잡이도 굴도 채취하지 못하고 살고 있기 때문에 내가 과연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 마져 들때가 있다” 고 힘주어 말씀하셨다.

▲ 여성평화걷기

한강하구는 사실 67년 전 휴전하기 전까지 강화와 교동에서 연백과 개성 그리고 개풍군을 이웃마을에 마실 다녀오듯 자유롭게 왕래하던 뱃길이었다. 교동도 남산포와 예성강하구의 벽란도 포구는 고려 때부터 외국 선박들이 와서 외교통상을 하던 무역항구였다. 조강(朝江)이라고 부르는 한강하구는 서해에서 마포나루로 세곡선과 물동량을 실어 나르던 물길이었다.

지금도 나이 드신 실향민어르신들은 하루빨리 뱃길을 복원하여 죽기 전에 고향을 방문하고 싶다고 하신다. 이웃마을에 장보러가듯 물류를 교환하고 연백평야와 교동평야의 농민들은 농업교류를 통해 품질 좋은 농산물을 공동 재배하는 희망도 가져보기도 한다.

7번째 띄우는 평화의 배는 벽란도 뱃길을 복원하여 이러한 지역민들의 염원을 실어 나르며, 남과 북 학생들이 교차 수학여행을 다녀올 수 있도록 교류협력의 물꼬를 트기를 희망하고 있다.

▲ 난정리 철책

탈북민 월북 사건은 군사적 긴장감을 갖고 안보를 강화하는 방안보다는 한강하구의 옛 물길을 복원하여 남과 북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중립수역의 의미를 살리는 방향으로 전환해 가기를 희망해 본다. 민간선박이 자유 왕래할 수 있는 곳 바로 한강하구이기 때문이다.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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