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불고 구름이 흐르더니

비가 내린다

방울방울 줄줄이 떨어진다

내 몸을 적시고 풀나무를 적시고

땅으로 스며들고 흘러도 간다

가는 곳이 어딘지 알 수 없지만

때가 되면 언젠가는 다시 오겠지

내가 없어져도 다른 생명들이 있을 테니

 

이 빗물방울은 어디서 왔을까

하늘 땅 그 어느 곳에서

산야 실개천 강 바다에서

십리 백리 천만리 밖에서

이름 할 수 없는 멀고 가까운 곳에서

왔으니 또 어디론가 가겠지
 

▲ 출처 ; pixabay. 젖은 꽃송이.


명의 원천인 물이 이렇게 돌고 도니

만물 또한 순환하고 환생치 않겠는가

나 또한 때 되면 그곳으로 가겠지만

때 되면 어딘가 무엇으로 오지 않을까

갈 때면 가고 올 때면 오는 게 이치니

가고오지 않으면 세상이 어찌 되겠는가

구차하고 비겁하게 살지 말아야

 

편집 : 양성숙 객원편집위원

김태평 편집위원  tpk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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