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0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문화공간온에서 들꽃(발행인 문창길)주최로 제1회 창작21 작가상 시상식과 창작21 작품낭독회가 열렸다. 사회는 강준모 사무국장이 진행했다.

창작21은 민족정신을 바탕으로 자주적인 평화통일을 지향하며, 생명사상과  환경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이를 수준 높은 문화예술로 승화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국내 유일의 문예지로서 통일과 생명을 다루고 있다다. 

문창길 시인 인사말 전하고 있다.
문창길 시인 인사말 전하고 있다.
이선유 시인 수상소감 과" 초록무늬 "시 낭송을 하고 있다.
이선유 시인 수상소감 과" 초록무늬 "시 낭송을 하고 있다.

<수상소감>   이선유  

중년을 지나 홀로 아득하던  무채색의 시절, 시가 운명처럼 찾아왔습니다. 시를 만난 지 어언 십여 년이 흘렀습니다. 낯설고 미흡하지만, 새로운 세상에 발을 딛게 되어 기쁩니다. 길을 열어주시고, 영광을 주신 심사위원님과 창작21 선후배 작가님들, 서로 맺어진 인연을 바탕으로 아낌없는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으신 모든 분들과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 겸허한 자세로 야윈 영혼에 밥을 주며, 하염없이 걸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초록의 무늬 >      이 선 유 (시인) 수상작    

누가 다녀갔을까. 

연둣빛 나뭇잎에 새겨진 상형문자

쓰다 지운 흔적의 필체가 둥글이다.

은밀한 식탐에

숲은 얼마나 진저리를 쳤을까.

잎맥이 끊어진 자리마다.

어느 미물의 한 끼 식사가 그대로 기록되어 있다. 

오월의 빗방울 이 찢어진 페이지를 읽고 또 읽는다.

구멍으로 모음 하나가 또르르 구른다.

이가 빠진 잎사귀들의 안간힘.

상처가 힘이다.

잎사귀를 닮은 노모의 낡은 팬티

빨랫줄 집게가 늘어진 허리를 물고 있다.

햇빛에 드러난 구멍들

본래의 문양인 듯 태연하다.

내 옆구리 어디쯤 접혀있는 얼룩들

그때 온몸으로 진물을 흘렸다.

가만히 꺼내보면

상처위에 밀어 올린 꽃이 더 향기로웠다.

상처도 아물면 초록의 무늬가 되었다.

 

* 창작21 작품 낭독회 - <장미 > 김성호,  <3월21일>  강아부,  <마이크> 표규현,  <겨울 명동>  정안덕,  <갱년>  이중동,  <가판대에 놓인 예수>  윤선길,  <월급 받는 사람> 안재홍,  <빈손을 채우면서>  보 운,  <초록 속에서> 이정희,  <찬란한 봄 인사>  빅금란,    <얼음 속의 편지>  김은옥 ,  <이맘때 즈음>  김영수,  < 어린 손님 >  빅금아. 

강준모 사무국장 이 진행 하고 있다.
강준모 사무국장 이 진행 하고 있다.

편집 : 김태평 편집위원

권용동 주주통신원  kownyongd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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